[단독]테슬라 '한국 ESS'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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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완제품과 원통형 배터리 내년 판매 위해 인증절차 돌입

미국 테슬라가 한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기업이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를 구분하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전기차용으로 사용해 온 원통형 이차전지를 그대로 탑재, ESS를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면서 국산 제품의 화재사고 여파로 벌어진 틈새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최근 국내 ESS 판매를 위한 한국전지산업협회(KBIA) 단체표준 인증 절차에 착수했다.

인증 대상은 ESS에 쓰는 배터리와 ESS 완제품 두 가지다. 테슬라 본사가 국내 할당한 내년도 ESS 물량은 최대 100㎿h(배터리 용량 기준)다. 이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00대 규모다. 연내 인증 절차와 판매 전략을 수립한 뒤 내년 초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테슬라는 태양광·풍력 연계형 대용량 ESS 제품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가정용 ESS 수요가 미미한 편이다.

테슬라는 배터리 용량 기준 100㎾, 200㎾급부터 수 ㎿h급까지 여러 ESS 라인업을 갖췄다. ESS 냉각에 수랭식을 써서 공랭식을 채택한 우리 제품과 차별화했다. 또 현장에서 조립하는 우리 기업 방식과 달리 일체형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파나소닉과 합작한 미국 기가팩토리를 통해 배터리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면서 ESS 가격 경쟁력도 충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ESS는 국산품과 배터리 구성에도 차이가 난다. 전기차에 쓰는 리튬이온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계열의 원통형 이차전지로 ESS를 만들었다.

국내 판매 예정인 테슬라 대용량 ESS.
<국내 판매 예정인 테슬라 대용량 ESS.>

국내 업계의 대응이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는 LG화학와 삼성SDI, SK이노베이션까지 배터리 및 ESS에 강점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여럿 확보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 ESS 화재사고가 여럿 발생한 가운데 외산 제품의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그동안 글로벌 여러 사업장에 ESS 사업을 펼쳐 왔지만 별도로 화재 사고가 보고된 바 없다. 우리 업계가 해외 기업의 장점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테슬라의 한국 시장 진출이 최근 ESS 화재 사고로 시장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우리 업계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테슬라는 2017년부터 미국, 유럽을 비롯해 캐나다·일본·호주 ESS 시장에 진출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수 ㎾급 가정용 ESS부터 수십 ㎿급 대용량 ESS까지 라인업을 갖췄다. 테슬라가 지난해 세계 시장에 판매한 ESS는 3GWh 규모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