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자정부 넘어 디지털 정부로...일하는 방식 혁신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국제연합(UN) 전자정부평가에서 2010년부터 세 번 연속(격년 선정) 1위를 달성한 세계 최고 수준 시스템을 자랑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클라우드 중심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전자정부 시스템 한계가 표출됐다. PC 온라인 환경 최적화한 전자정부 시스템은 모바일 대응력이 떨어져 개편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다.

'디지털 정부'는 전자정부 한계를 넘어 새로운 전환을 시작하는 정부 역점 사업이다.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성장 마중물 역할을 했던 2000년 초반 전자정부처럼 AI와 클라우드 중심 디지털 전환시대 맞춤 정책이다. 정부가 앞장서 선도 기술을 도입하고 혁신사례를 만들면서 민간과 세계 주요국 디지털 전환에 선도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PC가 사라진다…공공 스마트 업무 환경 구현

현재 공공은 보안을 이유로 데스크톱(PC) 두 대를 이용한다(물리적 망분리). 행안부는 국가정보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의를 거쳐 두 대 PC를 한 대 노트북으로 대체하는 논리적 망분리를 내년부터 추진한다. 공무원 컴퓨터 이용환경이 대폭 개편된다. 외부에서도 공무원 업무가 가능하도록 가상 PC 환경(DaaS·데스크톱 가상화)을 도입한다. DaaS는 주요 문서 등을 클라우드에서 관리, 외부에서도 모바일 등으로 시스템에 접속해 자료를 내려받고,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가상 PC에는 개방형 운용체계(OS)를 도입한다. 행안부와 과기정통부가 내년 선도부처로 우선 적용 후 타부처로 점차 확산한다.

공공 내 보안무선망(와이파이)을 구축한다. 무선망 구축 시 기존 고정좌석제에서 탈피해 유연한 이동과 협업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2021년부터 시행). 2022년부터 업무용 노트북 외부 반출을 허용해 현장 중심 행정과 원격 협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스마트 업무 환경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SW)도 도입한다. 별도 SW 설치 없이 인터넷브라우저로 문서를 작성·처리하는 클라우드 기반 웹 오피스를 도입한다. 메신저와 영상회의, G드라이브(문서저장소) 등 각종 협업도구를 통합·연계해 클라우드 기반 문서 처리와 협업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사무실 복귀없이 현장에서 행정처리를 할 수 있는 '모바일 행정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는 등 업무 환경을 새롭게 설계한다.

◇클라우드·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 확대

공공 클라우드 도입이 급물살 탈 전망이다. 정부는 민간 클라우드 이용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현재 △안보·수사 △개인정보영향평가 대상 정보 △중앙부처·지자체 내부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없다. 행안부는 국정원, 과기정통부 등과 협의해 △안보·수사 △내부시스템을 제외한 전체 시스템 대상으로 민간 클라우드 이용 범위를 확대한다. 내부 업무시스템도 관계부처 협의를 거칠 경우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한다.

공공 클라우드 도입 확대를 외쳤지만 정작 계약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공공 클라우드 도입이 어려웠다. 기획재정부와 과기정통부, 행안부, 조달청은 내년 '디지털 서비스 전문계약 제도'를 마련한다. 국가계약법 하위법령 개정으로 클라우드 도입 명확한 근거를 마련한다. 공공은 제도에 따라 △종량제 △장기계약 △서비스 상세협상 △카탈로그 방식 등 클라우드 이용 계약에 필요한 내용을 채택해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라인을 개정, 클라우드 등 혁신적 디지털 서비스 도입을 위한 가격 산정 기준을 마련한다. 디지털 마켓플레이스(유통플랫폼)를 마련해 인프라부터 SW까지 클라우드 상품을 자유롭게 구매하도록 지원한다.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도 추진한다. 공공영역에서 민간데이터(카드, 통신 등) 도입·활용을 위한 기준을 내년에 마련한다. 민간데이터 수집 기준·제공 형태·제공 방식 등을 정의하고 적정한 제공비용 등을 마련해 공공 분야 데이터 구매·활용을 이끈다.

행안부가 지난해 전수조사 결과 공공데이터 규모는 41만9525개로 이 가운데 6.8%(2만8400개)만이 민간에 개방됐다. 정부는 민간 활용도가 높은 공공데이터를 오픈 API형태로 개방을 늘린다. 기상·환경·교통·안전 등 국민체감 분야 각종 측정·관측데이터와 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지원 데이터를 발굴, 개방한다. 공익 가치가 큰 개인정보 데이터도 익명화 조치를 거쳐 표본데이터베이스(DB)방식(신용정보 표본DB, 환자정보 코드DB 등)으로 개방을 확대한다.

정부가 대국민 서비스부터 업무 혁신까지 클라우드, 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을 확대 적용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국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은 “2000년대 초반 정부가 전자정부 구축 사업을 대거 발주하면서 업계도 함께 성장하고 이를 발판으로 해외까지 전자정부를 전파했다”면서 “세계 각국이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는 시점에 레퍼런스를 함께 만들고 또 다시 세계 주요국 디지털 전환을 전파하는 선진사례를 만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