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기술연구소 경량 블록암호 '美' 제치고 국제표준 됐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소장 조현숙)에서 개발한 경량 블록암호 알고리즘 'LEA'가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 높은 활용을 보이는 경량 블록암호 알고리즘 국제 표준 선점에 성공해 향후 관련 기술 분야 선도가 기대된다.

3일 국보연은 2013년 개발 완료한 'LEA'가 안정성, 사용성 등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6년 만에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밝혔다. 기존 국내 개발 암호 알고리즘은 미국에서 개발한 국제 표준 'AES'와 비교해 성능이 낮아 세계시장 진출 한계가 있었다. 국보연은 새로운 설계기법을 도입해 경량 환경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내는 LEA를 개발했다.

LEA는 AES 개발 기관이며 세계 최고 암호 연구기관 가운데 하나인 벨기에 'COSIC 연구소'로부터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국제 경량암호 성능평가(FELICS)에서 128비트 블록암호 중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경량 블록암호 '美' 제치고 국제표준 됐다

LEA는 개발 완료 후 다양한 산업 적용에 노력을 기울였다. 2015년 암호모듈 검증제도(KCMVP) 검증대상에 포함됐고 2016년 KS 표준으로 제정됐다. 이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압축 암호화, 인증 시스템 등 국가·공공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보안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경량 암호는 보안, 높은 처리량, 낮은 전력 소비, 소형을 제공하는 분야로 IoT 환경에 적합하다.

국보연 관계자는 “최근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IoT 등에서 특히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국제 표준은 개발 후 안정성, 사용성 등 담보를 위해 다양한 테스트와 연구가 진행됐고 올해 최종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 표준 제정은 치열한 경쟁을 넘어 관련 분야 선도 국가인 미국을 제쳤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표준 제정을 추진한 두 종 암호(SIMON, SPECK)는 미국국가안전보장국(NSA)이 개발해 공개한 암호기술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안전성을 인정받지 못해 2018년 봄 중국 회의에서 표준화가 중단됐다.

국보연은 LEA 적용 기반 확대와 보급 활성화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도 거쳤다. 국보연, 송정환 교수(한양대), 김동찬 교수(국민대)를 중심으로 LEA 표준화를 준비했고 2016년 10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ISO/IEC 회의에서 경량 블록암호 분야 표준으로 제안했다.

LEA는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객관적 우수성을 바탕으로 암호 표준화 전문가 반대 없이 표준화 진행했다. 2019년 4월 이스라엘 회의에서 표준화 최종 단계 진행 승인 받았다. 최종 표준화에 대한 국가 단위 투표가 8월부터 진행, 10월 21일 종료됐다. 투표 결과 반대는 없었으며, ISO/IEC는 10월 24일 LEA 표준 제정을 확정했다.

조현숙 국보연 소장은 “LEA 국제 표준 제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경량 보안 암호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위상을 갖게 됐다”면서 “연구소는 국내 정보보안 발전을 위한 우수 암호기술 개발, 보급에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EA는 국보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개발한 경량 블록암호로 LEA 기술 표준 문서(ISO/IEC 29192-2)는 최종 편집을 거쳐 11월에 출판 예정이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