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P 타결…9조6000억 달러시장 품는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메가 자유무역협정인(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7년만에 타결됐다. 세계 인구의 절반인 36억 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27조 4000억달러, 세계 교역의 3분의 1인 9조6000억달러에 이르는 15개국 시장이 하나로 묶이는 셈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태국 방콕에 모인 RCEP 참여국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20개 챕터의 모든 협정문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제외된 인도가 RCEP에 동참하도록 인도와 관련된 잔여 이슈 해소를 위해 참여국 모두가 노력하기로 했다.

RCEP은 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6개국 등 총 16개국이 참여해 논의를 진행한 아태 지역 FTA다. 이날 타결 선언은 2013년 5월 협상 시작이후, 이달까지 28차례 공식협상과 16차례 장관회의, 3차례 정상회의 개최해 이뤄진 결과다.

정부는 RCEP가 전반적으로 한국 산업과 무역 구조를 긍정적으로 개편하고 성장의 안정성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세계인구 절반, 전세계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 블록을 형성해 안정적인 역내 교역·투자 기반 확보 효과가 기대된다.

인도가 제외됐지만 RCEP에는 최빈개도국부터 선진국까지 경제발전 수준이 다양하고 특히 젊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국가가 다수 참여했다. 일례로 아세안 평균 연령은 29.2세로 한국 40.8세, 일본 46.3세, 미국 37.6세에 비해 크게 낮다.

정상들이 선언한 협정에는 그동안 한-아세안 FTA에 없던 부문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인 것이 지식재산권 챕터다. 지식재산권 챕터를 통해 저작권·특허·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보호 규범이 마련됐다. RCEP 역내가 한류 중심지임을 고려할 때, 지역 내 한류 콘텐츠의 안정적인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과 원산지 챕터도 도입됐다.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정부 조달, 경쟁 등을 다룬 챕터가 포함했고 우리기업의 FTA 활용을 가장 어렵게하던 요인 중 하나인 원산지 제도를 개선해 기업 부담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FTA 활용역량이 미진한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통관과 무역원활화 챕터를 도입해 통관분야 원활화를 통한 우리기업이 RCEP 활용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의 경우, 기존 아세안 등과의 FTA에 비해 자유화 요소를 강화해, 역내 서비스 무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분야에서는 한-아세안 FTA 이상 수준 높은 투자 자유화와 보호규범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RCEP과 같은 대형 FTA에 적극 참여할수록 한국의 거시경제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RECP 타결…9조6000억 달러시장 품는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RCEP가 타결되면 연평균 약 1.1%의 추가적인 GDP 증대 효과와 약 11억 달러의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산업 연평균 3.8% 수출 증대 효과와 287억달러의 경상수지 개선 효과에 해당된다. 요즘처럼 미·중 간 무역전쟁이 첨예할 때 더욱 커다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