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SW기업 98%, '선급금보증제'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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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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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야 스타트업 A사는 올해 공공사업이 다수 발주되면서 대기업과 함께 연합 형식으로 참여했다. 사업을 수주했지만 A사는 난관에 부닥쳤다. 공공 사업 대부분이 계약금액의 약 70%를 선급금으로 지급하는데 선급금을 받기 위한 별도의 보증증권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증서를 위해 가까스로 비용을 마련하고 증권 발행 기관에 의뢰했지만 스타트업은 신용도가 낮아 발급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공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수행할 때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 주려는 목적으로 선급금제도가 마련됐지만 본래 취지가 퇴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선급금 보증서나 보증수수료를 마련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공공 사업 수행 시 기업은 △입찰보증 △계약보증 △하자보증 △선급금보증 등을 현금이나 증권, 지급보증서 등으로 제출해야 한다. 사업 규모가 10억원이라면 발주처는 계약금(선급금)의 70%, 잔금의 30%를 기업에 요구한다. 기업은 발주처에 계약보증금 10%(1억원)를 제출하고 계약금의 70%인 선급금(7억원)에 대해 선급금보증 100%(7억원)를 증권 또는 보증서로 제출해야 한다.

소프트웨어(SW)업계는 선급금에 대한 선급금보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선급금제도가 건설업 등 대규모 기자재 구매가 필요한 산업 중심으로 마련돼 건설업보다 규모가 훨씬 작고 빠른 변화가 필요한 ICT업계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신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공공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데이터산업협회가 회원사 50여개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7%가 '공공기관과 계약 시 선급금이 중소기업 자금 조달에 큰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77.6%가 '선급금 보증서 발급 시 보증수수료 등이 문제가 된 적 있다'고 답변했다. '선급금 이행보증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98%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대상 선급금 보증료 대신 선급금 보증 확약서로 대체하거나 선급금 보증율을 현행 100%에서 50% 또는 그 이하로 인하해서 부담을 경감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사업자에 따라 선급금의 70% 일괄 지금이 아니라 재량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광원 한국데이터산업협회장은 “민간도 선급금을 지급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는 대부분 보증서 대신 확약서를 요구하는 수준”이라면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공사도 계약법에 따라 확약서로 대체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역시 확약서 대체나 현실에 맞는 보증률 인하 제도 등이 동반돼야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