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첫 불출마 선언 유민봉 "중도층 끌어올 쇄신 위해 선배들 같이 나서야"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이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이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 선언이 나왔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이철희, 표창원 의원 등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한국당도 본격적인 쇄신 바람에 휩싸일 전망이다.

유민봉 한국당 의원(비레대표)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유 의원은 “우리당은 (국민의) 답답함과 절박함을 담아낼 그릇의 크기가 못되고 유연성과 확장성도 부족하다”며 “그 공간을 만들려면 우리 스스로 자리를 좀 비워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내고 2016년 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유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저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정치력이 큰 선배 여러분이 나서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쇄신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로 당을 쇄신하고 혁신하자”며 “당 지도부는 지지층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계신 중도 개혁층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쇄신과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의 생각 틀과 인맥을 깨고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당을 이끌고, 선거연대를 포함한 보수 대통합의 행보도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끼리가 아니라 더 많은 국민, 청년과 여성을 포함한 다양한 국민이 당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가진 것은 먼저 내려놓고 가시밭길은 앞장서 나가자”고 밝혔다.

유 의원은 “지금 우리당에 필요한 것은 내가 당선돼 당에 한 석을 더하는 것보다도 내가 희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래서 당 지지율을 0.1%라도 끌어올리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동료 후보들이 100표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그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은 패배하고 나서야 정치를 그만둔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줄 정치인이 한국당에서 많이 나와 주었으면 한다. 내가 연 작은 틈새가 당의 쇄신과 혁신으로 통하는 큰 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오늘 저의 결심과 앞으로 당의 노력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부족하거나,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와 같은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저는 언제라도 의원직까지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음도 밝힌다”며 “자유한국당의 변화와 함께 대한민국이 보다 균형 잡힌 좌우 양 날개로 날 수 있도록 저의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에서는 김태흠 의원이 영남권과 서울 강남 3구 등 3선 이상 현역의원을 향해 '용퇴'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론'을 꺼내들며 쇄신론에 불을 지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