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세페, '쇼핑의 기본'부터 챙기자

[기자수첩]코세페, '쇼핑의 기본'부터 챙기자

'대한민국 최대 쇼핑 잔치'를 기치로 내건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지난 1일 시작됐다. 올해 처음 민간 주도로 치러지는 코세페는 역대 최다인 600개 이상 유통·제조·서비스 업체가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 업체가 주도한 지난해와 달리 100개를 훌쩍 넘는 온라인쇼핑이 참여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역대급' 쇼핑 혜택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행사 기간 절반이 지난 현 시점에서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한마디로 '살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코세페 공식 홈페이지에 코세페 운영 방식과 상품, 가격 등에 관한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상품이 코세페 행사 상품보다 저렴하다는 의견도 줄을 잇는다.

“코세페… 처음 들어보는데, 4회째라고요?”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제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구(직접구매)가 오히려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한데 좀 배웠으면 좋겠네요.”

이와 달리 11월 쇼핑 프로모션을 자체 마련한 유통가는 대박 행진을 구가하고 있다. 11번가는 자체 연중 최대 프로모션 '십일절'(11일) 하루 시간 당 거래액을 100억원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일 주요 계열사에서 '쓱데이'를 실시, 총 600만명에 이르는 고객을 끌어모았다.

소비자들이 코세페에 실망한 이유는 단순하다. 쇼핑의 기본은 상품과 가격인데 잔치판만 벌렸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소비자는 더 좋은 품질과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판매 채널에 몰릴 수밖에 없다. 예컨대 '쓱데이' 당일 이마트에서는 한정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오픈 전부터 매장에서 대기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쇼핑의 기본'을 충족시켜야 한다. 단순히 할인율만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은 주목받지 못한다. 포털 검색 몇 번이면 최저가 상품에 해외 직구까지 가능한 시대다.

코세페 추진위원회는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행사 목표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판매자와 소비자가 외면하는 쇼핑 축제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내년엔 좀 더 기본에 충실한 코세페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