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파법 개정, 목표는 주파수 이용·관리 효율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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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에는 2000년 초 자리를 잡은 현행 전파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부개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7월 공개토론회 모습.
<전파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에는 2000년 초 자리를 잡은 현행 전파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부개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7월 공개토론회 모습.>

전파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에는 2000년 이후 지속된 현행 전파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부개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개정안은 제안 이유에서 기존 전파법 규정체계가 복잡하고 전파 이용자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급변하는 전파이용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회 전반 다양한 전파 수요를 원활하게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전파를 활용한 산업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전파 관련 분야 진흥과 공공복리 증진을 도모하는 게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개정안은 이를 위해 주파수 면허제를 도입하고 무선국 운영 규제를 완화했다. 전파 이용대가를 주파수 면허료로 통합하고 전문인력 양성, 전자파안전정보센터설치 등 산업진흥과 안전환경 조성에도 힘쓰도록 했다.

현행 전파 이용 체계는 2000년 초반에 생긴 할당과 지정, 2014년에 도입된 사용승인으로 나뉜다. 개정안에서는 이런 체계가 주파수면허제로 통합된다.
<현행 전파 이용 체계는 2000년 초반에 생긴 할당과 지정, 2014년에 도입된 사용승인으로 나뉜다. 개정안에서는 이런 체계가 주파수면허제로 통합된다.>

◇주파수 이용 체계, 주파수 면허제로 일원화

현행 전파 이용 체계는 2000년 초반에 마련한 '할당'과 '지정', 2014년에 도입된 '사용승인'으로 나뉜다.

할당은 이동통신, 무선호출, 주파수공용통신(TRS)이 대상으로 대가를 받는 대가할당(경매, 정부심사 대가할당)과 대가가 없는 심사할당으로 구분된다. 이용기간은 20년 이내다.

지정은 방송과 자가통신, 산업용 주파수 공급에 쓰인다. 이용 대가나 이용 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다. 사용승인은 국방과 외교, 안보 분야 등에 필요한 주파수를 공급하는 제도다. 이용대가는 없지만 이용 기간은 10년 이내다.

할당과 지정, 사용승인은 이용대가 부과 여부나 이용 기간, 양도·임대 여부가 제각각이다. 무선국 개설 관련 규제 적용도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 이용과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게 '주파수 면허제'다.

개정안은 제2조와 제36조~제38조에서 주파수 면허 개념, 관련 절차를 규정했다. 주파수 면허는 '사업 주파수 면허(통신·방송·기타 영리목적)' '국가·지자체 주파수 면허' '일반 주파수 면허'로 구분했다.

주파수 면허를 받으려는 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면허를 신청해야 한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파자원 이용 효율성, 재정적·기술적 능력, 무선설비 기술기준, 무선국 개설 등 설치 및 운용계획 적정성 등을 평가해 주파수 면허를 부여한다. 심사 사항은 사업 주파수나 국가·지자체 주파수별 등 목적별로 다르게 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국 개설을 위한 방송주파수 면허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청하고 방통위가 과기정통부 장관에 심사를 의뢰하도록 했다.

달라진 전파법 하에서 주파수 이용 주기
<달라진 전파법 하에서 주파수 이용 주기>

◇이용자 중심 전파법으로 탈바꿈

주파수 면허제가 도입되면 할당과 지정, 사용승인 등 주파수 공급 체계가 주파수 면허 체계로 일원화된다. 통신사든 지자체든 일반인이든 모두 주파수 면허를 신청, 심사를 통해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파 전문 교수는 “기존 주파수 체계에서 이용자는 할당을 받아야 하는 지, 지정을 받아야 하는지, 대가는 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면서 “개정안은 어떤 경우든 동일하게 주파수면허를 받아 이용하게 함으로써 공급자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전파법 체계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이 있는 주파수 대역의 통신주파수 면허는 현행 경매 제도를 통해 통신주파수 면허를 부여받아야 한다. 단 통신주파수 면허를 하나만 받으면 모든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가령 5세대(5G) 이동통신을 위한 3.7~4.0㎓ 대역에 대한 경쟁이 있을 경우, 해당 대역에 대한 경매를 실시해 통신주파수 면허를 받는 식이다. 이후 다른 대역에 경매가 있다면 그에 대한 경매로 통신주파수 면허를 부여한다. 특정 대역 통신주파수 면허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경매를 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경쟁적 수요가 없는 통신주파수는 심사를 통해(기존 정부 심사대가 할당) 통신주파수 면허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 행사 등 주파수를 일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 임시주파수면허(2년 이하 범위)를 부여할 수 있다. 이 역시 현재 사용승인 제도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주파수 면허 유효기간은 통산 10년(방송은 7년) 이하, 통신주파수 면허는 20년 이하로 정하도록 했다. 주파수 면허를 받은 자가 유효기간 전에 용도를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과기정통부장관 승인을 통해 변경할 수 있다.

주파수 할당에 따른 할당대가와 이용기간 중 내는 전파사용료는 주파수면허료로 통합, 과기정통부 장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내도록 했다. 주파수 대가 체계 변화
<주파수 할당에 따른 할당대가와 이용기간 중 내는 전파사용료는 주파수면허료로 통합, 과기정통부 장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내도록 했다. 주파수 대가 체계 변화>

◇전파이용 대가, 주파수 면허료로 통합

주파수 할당에 따른 할당대가와 이용기간 동안 납부하는 전파사용료는 주파수 면허료로 통합, 과기정통부 장관 또는 방통위원회에 내도록 했다.

주파수 면허료는 대상 주파수 종류와 용도, 대역폭 등 주파수 가치와 전파관리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관리 소요비용은 인적·물적 비용 등을 의미한다.

경매에 의해 통신주파수 면허를 부여할 때, 일정 가격 미만으로는 받을 수 없는 '가격경쟁기준가격'을 정하도록 했다. 현재 경매의 최저경쟁가격이다.

주파수 면허료 산정방법, 징수절차, 가격경쟁기준가격 결정방법, 수익금 배분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세부 산정 방법은 시행령에서 규정한다.

주파수 면허료는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편입한다. 현재는 주파수 할당대가는 기금으로, 전파사용료는 일반회계로 편입된다.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의 중복 논란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주파수 면허료는 모든 주파수에 부과하는 게 원칙이지만 일부 주파수에 대해서는 감면하도록 했다. 국가·지자체 주파수 면허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방송주파수 면허, 분담금을 내는 지상파방송용 방송주파수 면허, 공공복리 증진 목적 주파수 면허, 혁신 기술·서비스 도입이나 시장경쟁 활성화를 위한 주파수 면허가 대상이다.

무선국 개설 및 운용절차 변화
<무선국 개설 및 운용절차 변화>

◇무선국 개설·운용 절차 간소화

개정안은 무선국 허가와 검사 등 개설·운용 절차도 개편했다. 주파수 면허를 받은 자는 기존 개설허가(신고)를 하지 않고 설치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주파수 면허제도 안에 무선국 개설허가(신고) 과정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준공신고는 무선국 개설현황 파악 차원에서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통신의 경우, 준공신고 이후 준공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통신주파수 면허를 받은 사업자는 준공신고 단계에서 기술기준, 무선종사자 자격, 정원배치 기준 적합함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 준공검사를 갈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스스로 준공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동통신은 현재 10% 표본을 추출해 무선국 준공검사를 하는데 수십만 기지국이 있기 때문에 10%라도 수량이 상당하다”면서 “동일 주파수, 동일 규격 무선국인데도 2개월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런 행정절차 때문에 망 구축이 늦어지지 않도록 제도를 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후관리 강화 차원에서 정기와 수시검사를 강화하고 관련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는 무선국 폐지, 운용 정지 등 벌칙을 강화했다.

◇초연결 지능화 사회 대비

개정안에는 산업진흥과 안전한 전파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조항도 담겼다. 제6조에 전파정책심의위원회 신설을 규정했다. 기존 주파수정책심의위원회는 주파수가 각 부처에 미치는 영향 등 주요 주파수 관련 정책을 결정한다. 전파정책심의위원회는 전파진흥기본계획 수립과 전파자원 확보 및 공급 등 전파 관련 중요 정책을 심의한다. 위원장 포함, 20인 이내 위원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개정안 제10조는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과 예산지원을 명시했다. 제11조에는 필요 시 전파산업 실태조사를 실시해 전파 진흥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제14조는 주파수 이용현황 조사를 기초로 이용효율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주파수회수나 재배치, 공동사용 등을 위한 조치다. 이용효율 평가는 '주파수등급제'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전자파안전정보센터를 설립(제74조)하고 전자파에 대한 이해 증진과 갈등을 위한 전문가 위원회를 운영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초연결 지능화 사회 진입에 따라 전파 활용이 늘어날 것에 대비한 법안이다. 과거 수차례에 걸친 부분개정으로 복잡해진 규정체계를 단순화하고 공급자와 수요자 측면 모두에서 법안 효율성을 높일 지 주목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