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항에 6160억원 합작투자협약…韓 '동북아 오일허브'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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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항사업 조감도.
<울산 북항사업 조감도.>

우리나라가 울산에 대규모 석유 저장시설 구축을 확정,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지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1조4000억원 규모 경제효과를 유발하는 동시에 싱가포르가 갖고 있던 '동북아 오일허브' 지위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에서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 북항사업 합작투자협약(JVA)'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울산 북항사업은 총 616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상업용 석유제품·천연가스 저장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한국석유공사·SK가스·MOLCT(싱가포르)가 각각 49.5%, 45.5%, 5% 지분을 갖고 합작투자사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주주로 참여했다.

사업비 30%는 세 개 회사가 투자하고, 나머지 70%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앞서 KET는 울산항만공사와 사업 부지를 유상 임차하는 '부지사용 협약 체결'을 완료했다. 또 산업부는 상부 저장시설공사를, 해양수산부는 매립공사를 지원한다.

KET는 내년부터 2024년 3월까지 울산 북항 내에 273만배럴(석유제품 138만배럴·LNG 135만배럴) 규모 석유 저장시설을 건설하고 2024년 4월부터 상업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울산 북항사업 생산유발효과는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며 고용유발효과는 9600명 정도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2월 '동북아 오일허브' 추진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했다. 이후 오일허브코리아여수(OKYC) 합작법인을 설립, 5170억원을 들여 808만배럴 규모 석유 저장시설을 갖췄다. 이곳은 2013년 4월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추진 주요경과 / 자료=산업부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추진 주요경과 / 자료=산업부>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동북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석유를 가장 많이 쓰는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싱가포르가 동북아 오일허브 지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 전략적으로 '석유물류 중심지' 영향력 확보에 주력했다. 싱가포르가 대규모 석유 저장시설터미널을 기반으로 국제 금융 중심지로 발전했다는 점에도 집중했다.

울산 북항사업은 향후 우리나라 에너지안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울산·여수 등에 대규모 상업용 석유·가스 저장시설을 구축함으로써 중동 등 정세불안으로 인한 국제 석유수급 위기 발생 시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비축유와 민간재고로 약 2억배럴을 보유, 여수·울산 북항사업과 더불어 울산 남항사업을 추가로 진행해 약 2700만배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합작투자협약은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 중심지인 울산에 동북아 오일허브 거점을 마련하는 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며 “항만·석유정제시설·에너지클러스터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과 함께 동북아 천연가스 협력까지 확대해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