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잡펠 교수 “韓 마이크로바이옴은 세계 수준, 제도정비가 성공 결정”

“한국 마이크로바이옴은 특정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 역량을 확보했습니다. 이제 정부와 기업, 학계가 힘을 합쳐 상업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합니다.”

웰헬름 홀잡펠 한동대 석좌교수 겸 홀잡펠이펙티브마이크로브스(HEM) 대표(오른쪽)와 지요셉 한동대 연구교수 겸 HEM 최고기술경영자
웰헬름 홀잡펠 한동대 석좌교수 겸 홀잡펠이펙티브마이크로브스(HEM) 대표(오른쪽)와 지요셉 한동대 연구교수 겸 HEM 최고기술경영자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웰헬름 홀잡펠 한동대 교수는 한국 마이크로바이옴 역량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결실을 맺기 위한 제도 마련을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졌더라도 신약이나 서비스, 식품 등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업화까지 이어져 산업으로 뿌리내릴지, 아니면 스쳐지나가는 트렌드가 될지 골든타임에 놓였다.

홀잡펠 교수는 “한국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면역조절과 장내 미생물 영역에서 가장 앞서있다”면서 “개인마다 마이크로바이옴 유사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솔루션만 제대로 제공한다면 세계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태생인 그는 미생물 분야 세계적 권위자다. 독일 위생 및 독물학 연구소장, 프리토리아 대학교수 등을 거쳐 2007년부터 한동대에서 교육과 연구에 힘 쏟고 있다. 특히 2017년 한국에서 홀잡펠이펙티브마이크로브스라는 미생물 전문회사까지 설립해 학문적 지식은 물론 우리나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제도마련과 거시적 연구안목, 신약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많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의료 서비스, 신약개발 등을 추진하지만 인허가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불안이 크다.

그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신산업이다 보니 정부도 선제적으로 임상시험, 인허가 관련 제도를 만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현재 과학은 과학자조차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 빠르게 변하는데, 정부는 과학자와 기업 등과 연합해 산업을 육성하는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웰헬름 홀잡펠 한동대 석좌교수 겸 홀잡펠이펙티브마이크로브스(HEM) 대표
웰헬름 홀잡펠 한동대 석좌교수 겸 홀잡펠이펙티브마이크로브스(HEM) 대표

이어 “많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쏟아지고 있지만 장 내부 등 너무 세밀하게 이뤄지는 것 같다”면서 “이 영역은 전체적인 이해가 중요한 만큼 세포 단위까지 큰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신약개발 단계까지 진입해야 산업을 뿌리내릴 수 있다. 실제 지놈앤컴퍼니 등 일부 기업은 미국, 호주 등에서 신약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은 만큼 부가가치를 높이고, 현대의학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이 성공해야 한다.

홀잡펠 교수는 “미생물을 이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기존 바이오·합성 의약품과 비교해 부작용이 현저히 적어 미래 신약개발의 대주제가 될 것”이라면서 “기업은 새로운 물질인 만큼 안전성을 확보하고, 정부는 규제를 열어줄 경우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