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소부장아'로 우뚝 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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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포럼]'소부장아'로 우뚝 서자

우리가 몸이 아플 때 또는 예방 차원에서 특효약을 찾는다. 경제와 산업에도 특효약이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020년도 경제 성장률을 2.2~2.3%로 전망했다. 소부장아(소재·부품·장비·IT)란 특효약으로 3% 이상 기록을 세울 수 있다.

피를 말리는 승부 세계인 프로야구의 코리안시리즈·월드시리즈 등도 장비 현대화, 기량이 탁월한 선수, 감독과의 팀워크를 이룬 팀만이 승리의 월계관을 쟁취하듯 경제 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제조업 부가 가치 기준 49.3%(소재 14.3%), 생산액 기준 47.8%(18.0%), 제조업 종사자의 44.6%(12.4%) 비중(2016년 기준)을 차지하는 제조업 품질·신뢰성·생산기술 지수 등 전반이 향상됐지만 대일무역 적자의 주범으로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소재 산업의 변화가 최종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완성 제조품인 자율주행자동차·지능형로봇·스마트설비 생산이 늘면서 초경량·고강도 소재 수요가 늘어나며, 다른 한편으로 금속분말 소재 기술이 발전하면서 3차원(3D) 프린팅 활성화가 진행되고, 이종접합 가능 소재 사용이 강화되면서 새로운 완성 제조품 시장 확대가 필연이다.

인구 800만명의 오스트리아는 모차르트 등 거성을 탄생시키며 음악의 나라로 유명하지만 이웃나라 독일의 벤츠, BMW 등이 사용하는 자동차부품 70% 이상을 공급하면서 독일은 깡통(차체)만 만드는 기술밖에 없다고 공공연하게 입에 올리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일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자국이 보유한 기술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기술 및 부품 소재로 국경 없는 산업경제에서 주도권을 잡고 삼성 갤럭시 스마폰의 경쟁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불화수소 등 액정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무기 삼아 우리나라를 위협했다. 일본이 세계 소재·부품 산업 시장의 점유율을 60% 이상 장악한 현실에서 제2의 삼성 사태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외형에서 내실 선진국으로 성장해야 국민소득 4만~5만달러가 되고, 대한민국이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 자리매김하고 미래형 로열티 산업 국가로 평가받을 것이다. 소부장아는 아직 기반이 허약하다. 중소·중견·대기업 상생 모델의 선순환 산업계를 정부와 국민은 희망하지만 원천 기술 미비로 말미암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뒤떨어진 핵심 소부장아에 대해선 국가 또는 기업의 혁신 생산 모델 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적극 활용으로 산업 육성 분야의 핵심 소부장아 국산화 연구개발(R&D) 과제 실시를 밀도 있게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가칭 '소부장아 전담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5차 산업혁명으로의 진입을 우리가 선도해서 소부장아를 국가 어젠다 목표로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소부장아의 마지막 글자인 IT(정보기술), 즉 소프트웨어(SW) 국산화와 미래 먹거리인 양자컴퓨터를 세계화하는 제품 국산화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100% 외국산에 의존하는 컴퓨터 운용체계(OS),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온 칩(SOC) 핵심 기술을 25개 출연연과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국산화 밑그림을 실행해야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서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임이 틀림없다.

독일 반도체소재 기업 헤레우스의 베른트 슈텡거 사장은 “한국은 우수한 인력 및 IT 인프라 등 혁신 역량과 함께 대규모 생산시설 운영 경험, 전방산업 경쟁력 등이 매력 만점인 투자처”라면서 “한국에 대해 추가 투자를 적극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앞서 가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선박·철강 산업의 소재·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에 공장을 짓고 투자하는 글로벌 소부장아 기업이 한국에 다수 있다는 점은 역으로 해석하면 충분한 시장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와 미래 먹거리 분야인 소부장아 국산화와 수출 주도형 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 위원회를 설치, 월드시리즈와 BTC처럼 세계를 아우르는 독립변수가 되기를 희망한다.

조성갑 세한대 부총장·한국인터넷윤리협회 회장 skc1777@seh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