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따릉이로 배달하지 마"…배달대행 업체 난감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배달 대행업체에 따릉이의 상업적 이용을 막아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일부 업체 배달기사가 따릉이로 영업하는 사례를 확인해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에의 따릉이 대여소.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배달 대행업체에 따릉이의 상업적 이용을 막아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일부 업체 배달기사가 따릉이로 영업하는 사례를 확인해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에의 따릉이 대여소.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시가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활용한 배달 영업 금지령을 내렸다.

공공자산인 따릉이를 타고 배달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 대행업체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배달에 쓰이는 이동 수단까지 관리·감독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배달 대행 업체에 따릉이의 상업적 이용을 막아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수신처는 메쉬코리아, 바로고, 제트콜, 배민라이더스, 로지올, 인비즈소프트 등 7개사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직인이 찍힌 공문은 업계의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발송됐다. 공단은 따릉이로 영업하는 일부 업체의 배달기사 사례를 적발했다.

공단은 공문에서 따릉이는 서울시민 공공자산이기 때문에 시민 통행 용도 외 영리 목적의 이용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적시했다. 특히 적발되면 민·형사 처벌을 포함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일반인이 배달원으로 참여하는 공유경제 기반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공공자산을 이동 수단으로 삼는 문제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플랫폼 참여 시 이동 수단을 등록하도록 하는 것 외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구두로 주의를 주는 곳도 있지만 개별 배달기사가 이를 어겼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배달 대행업계 관계자는 19일 “자전거로 배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대두된 것”이라면서 “약관에 공공자산 이용 금지 조항을 넣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릉이 서비스 전 과정이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단속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가 업계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따릉이에는 무인 대여·반납 시스템이 적용됐다. 대여소에는 폐쇄회로(CC)TV 설치가 불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따릉이 이용 약관에 상업적 이용 사실이 드러나면 회원 자격을 무기한 박탈한다고 명시했다”면서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배달용으로 쓰는지 적발해 낼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따릉이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따릉이는 도난 문제로도 수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경찰에 입건된 사례만 45건에 이른다. 98%가 중·고교생 등 청소년이 저질렀다. 서울시는 교육청에 협조 공문을 보내 학생 대상 계도 활동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 시내 따릉이는 약 2만5000대가 운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따릉이에 실시간 위치 추적기를 부착, 도난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와이파이망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신형 단말기에는 롱텀에벌루션(LTE) 통신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따릉이는 시민들의 라스트마일 통근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많은 비용을 들여 야심 차게 도입한 공공 서비스”라면서 “상업적 이용을 자제시키는 자율 규제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