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디 설비투자 47조 '기지개'…상반기 디스플레이·하반기 반도체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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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스플레이 2년 만에 집행 주요 투자 끝낸 LGD, 규모 줄여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내년 상반기 전자업계 설비투자는 디스플레이, 하반기는 반도체가 각각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투자 기조가 크게 위축된 디스플레이업계는 내년부터 설비 투자를 재개한다.

상반기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로 문을 연다. 하반기에는 D램,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등 반도체 투자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약 32조원, 디스플레이가 약 15조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지만 내년 반도체 시황에 따라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2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에 약 32조원 규모의 반도체 설비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 투자가 올해와 비슷한 23조원 혹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예상 투자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올해보다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는 메모리 초호황기이던 2017년과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투자를 재개하면서 장비업체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약 9조원대 투자를 집행했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크게 증가한 14조원대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내년 상반기는 디스플레이가 설비투자를 주도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년여 만에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인 A3에 약 13조원을 투자한 후 2년여 동안 추가 투자가 전혀 없었지만 올해 말부터 8세대 양자점(QD) 디스플레이 관련 설비 마련에 나설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디스플레이 설비에 2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통상적인 설비 유지보수 수준만 유지한 셈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QD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해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업계는 올해 말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시작해 내년에만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에는 10조원 이상 투자를 추가 집행하는 등 QD 디스플레이 양산에만 최소 20조원 이상에서 3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에 투자를 집중한 LG디스플레이는 주요 투자를 마무리함에 따라 내년 투자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광저우 8.5세대 공장, 파주 10.5세대(P10) 공장 등에 투자를 병행하면서 2018년에 약 8조원대를 투자했다. 올해는 약 7조원대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에는 주요 투자가 마무리되고 실적 악화에 따른 보수 투자 기조가 겹치면서 올해보다 줄어든 4조원대 투자만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설비투자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보수적인 반도체 소자 기업 투자 분위기가 하반기부터 적극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말부터 삼성전자가 평택 P1, P2 신규 설비와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신규 공장에 예정대로 투자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장비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직 내년 전체 투자 규모를 구체화하기는 어렵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 시장 방향성이 뚜렷해져 투자가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 반도체 설비 투자액을 올해와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부문 설비 투자액은 23조3000억원이다. 3년 연속 20조원 이상 투자를 진행하며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왔다.

반도체 장비 제조 장면.
<반도체 장비 제조 장면.>

실제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큰 타격을 받은 국내 장비업체들은 내년 실적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일부 주요 장비사는 매출 초호황을 기록한 2018년 수준을 2020년 목표치로 삼기도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계획대로 평택·시안 공장에 설비를 갖추고,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 투자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양사 모두 내년에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수익이 많이 감소하다 보니 자금 여력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반도체 장비기업 대표는 “아직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앞을 예상할 수 없다”면서 “내년 하반기쯤 돼야 투자 개선 기회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성을 보였다.

표. 2020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자기업 투자 규모 전망 (자료: 업계 취합)

내년 반·디 설비투자 47조 '기지개'…상반기 디스플레이·하반기 반도체 주도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