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번째 '리틀 삼성' 분사...C랩 사내벤처 제도 빠르게 정착

삼성C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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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분사)한 40번째 '리틀 삼성' 기업이 탄생했다. 삼성 출신 스타트업은 빠른 시간 내 매출을 내고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삼성 내부에도 창의적인 혁신 문화를 전파한다. 성공적인 사내 벤처 성공 모델을 만들며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출신 퍼퓸블랜더가 삼성전자에서 40번째로 분사했다. 노희찬 삼성전자 사장 주재로 퍼퓸블렌더와 툰스토리 등 같은 시기에 분사한 기업 격려 자리도 마련됐다.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C랩 인사이트 살롱(Insight Salon) 행사에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C랩 인사이트 살롱(Insight Salon) 행사에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처음으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가동했다. 2015년 처음으로 3개 기업이 분사했다. 지금까지 40개 기업이 삼성전자에서 분사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삼성 출신 스타트업은 빠른 시간 안에 매출을 내는 게 특징이다. 40개 기업 중 대다수가 창업 1년 안에 매출을 내고 있다. 통상 초기 스타트업이 매출이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빠르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으로 피부를 진단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룰루랩, 점착 라벨 인쇄 프린터 네모닉을 개발하는 망고슬래브, 스마트벨트를 만드는 웰트, 일회용 타투 디바이스를 만드는 프링커코리아(구 스케치온), 무안경 입체 영상 디바이스를 만든 모픽 등이 빨리 성과를 낸 C랩 출신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은 모두 소형 디바이스를 생산한다. 모두 창업 한지 1년~2년 안에 매출을 냈다.

삼성 C랩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에 빨리 안착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이들 기업은 투자도 활발하게 유치한다.

C랩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삼성에서 직접 사업하기 쉽지 않은 소형 IT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40개 분사 기업 약 70%가 하드웨어 제조 기업인 점도 독특하다. 통상 창업 시장에선 인터넷 서비스 창업 비중이 훨씬 높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하드웨어가 강점인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경험이 반영된 결과다. 하드웨어 제조는 목업, 생산 공장, 유통 등 기반이 필요하다.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 C랩 프로그램 안에선 삼성 인프라를 일부 활용할 수 있다.

40번째 '리틀 삼성' 분사...C랩 사내벤처 제도 빠르게 정착

삼성전자에선 스핀 오프 기업에게 일부 초기 투자를 한다. 지분도 일부 가진다. 하지만 이후엔 '각자도생' 원칙이다.

한 C랩 소속 관계자는 “일각에서 황제 창업을 운운하지만 실제로 분사 기업은 스스로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본다”면서 “C랩 기업 간 네트워킹과 협업 같은 장점도 누리지만 기본적으로는 스스로 모든 걸 개척하며 성과를 일군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C랩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사내 벤처 제도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외부 스타트업도 지원하는 방향으로 C랩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삼성전자 대내외로 혁신 DNA를 퍼뜨리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을 통해 탄생한 회사들이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