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 오픈...세계 최초 반자동 설비로 제작

현대차가 자체 제작한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가 국내에서 론칭됐다. 세계 최초로 장애인이나 여성·노인 등도 쉽게 이용하도록 반자동 형태로 개발됐다. 현대차는 독자브랜드를 달고, 주유소 등 공용시설에 이 충전소를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본지 11월 6일 3면 참조>

현대차가 구축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
현대차가 구축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

현대자동차는 무빙형 초급속(350㎾급) 충전소 브랜드 '하이차저(Hi-Charger)'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하고, 가동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충전소에는 초급속 충전기 2기가 설치됐으며 하이차저를 이용하면 배터리 용량 64㎾h인 '코나 일렉트릭'을 충전하는데 10분이면 약 400㎞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는 350㎾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가 없어 당분간 100~150㎾ 수준의 충전속도로 낮춰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하이차저'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시 부분 자동화 방식을 적용해 사용자가 전기차 충전 시 연결선의 무게를 거의 느끼지 않고 손쉽게 충전 커넥터를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충전기 전면부에 위치한 터치스크린 조작을 통해 충전시스템 상층부가 회전한 뒤 충전케이블이 달린 커넥터가 자동으로 차량 충전구 위치까지 내려오는 형태다. 이용자는 충전 커넥터를 차량 충전구에 꽂는 것만으로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가 구축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
현대차가 구축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

또한 이 충전기는 차량 여러대를 동시에 충전시킬 수 있는 파워뱅크 방식으로 제작됐다. 충전 전원 모듈을 내장한 파워뱅크는 충전소 지하 바닥이나 다른 장소에 설치하고, 충전기만 외부에 노출시킨 형태다.

현대차는 '하이차저' 전용 앱을 개발해 출발지와 목적지 경로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대차 고객에겐 충전 예약 및 결제, 충전 중 차량 진단 등 특화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서울 길동에 오픈하는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충전소'에도 하이차저 8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SK네트웍스와 맺은 업무 협약을 바탕으로 기존 주유소를 전기차 전용 충전 공간으로 바꾼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충전소'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빅데이터 분석, 이용 고객 반응 등을 활용해 전국적으로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의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차저는 일반인뿐 아니라 장애인이나 여성, 노인 등도 손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했다”며 앞으로도 현대차 고객들을 위한 전기차 충전 설비 보급은 물론,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업체 가운데 독자 모델 충전기를 개발해서 자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 건 미국 테슬라에 이어 현대차가 세계 두 번째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기성품 충전기를 활용, 독자 충전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