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보자, '캐릭터' 산업

[사설]다시 보자, '캐릭터' 산업

라인이 중국 광군제 기간에 캐릭터 상품 판매를 통해 약 9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지난해에 비해 25배 성장한 수치다. 광군제 하루 매출 45조원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속내를 알면 다른 해석이 나온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은 중국에 진출도 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와 정보 보안을 이유로 메신저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인은 캐릭터 중심 팝업 스토어로 꾸준히 중국 시장을 두드린 결과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 인터넷 업체가 서비스 없이 판매에 성공한 드문 사례다. 특히 판매 상품이 캐릭터라는 게 눈에 띈다.

캐릭터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대세 스타로 굳어진 '펭수'가 대표적이다. 펭수는 지난 4월 첫 방송된 EBS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이다. 최고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EBS연습생이라는 설정으로 초등학생을 겨냥한 캐릭터였지만 일반인도 펭수의 돌직구 발언에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스타가 됐다. '아기상어'도 해외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캐릭터 시장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은 2017년 11조223억원으로 2016년 대비 7.7% 늘었다. 수출액도 2013년 4억4622만달러에서 2017년 6억6385만달러로 연 평균 10.4% 증가했다.

캐릭터 비즈니스는 그동안 3D업종으로 불렸다. 돈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너무 영세해서 국내에서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캐릭터에 대한 인식도 일천해 지적재산권(IP)를 인정해 주지 않아 제값을 받기도 어려웠다. 소유권을 놓고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캐릭터 사업은 이미 해외에서 유망한 감성 마케팅 분야로 자리 잡았다. 시각 이미지를 통해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고, 소비자와 손쉽게 교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와 연계해 산업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성장할 가능성도 짙다. 라인과 펭수를 계기로 캐릭터 산업을 다시 봐야 한다. 개발자를 육성하고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전폭적인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