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강국, 생태계 혁신부터]<하>특허소송 전문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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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강국, 생태계 혁신부터]<하>특허소송 전문성 높여야

우리나라는 특허 등록 이후 권리로 인정받고 나면 막상 분쟁 발생시 특허 전문가인 변리사의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다. 현재 특허 소송 제도가 변리사의 소송 대리를 사실상 가로 막고 있다.

변리사 소송 대리권을 둘러싼 논쟁이 수십년간 이어지고 있다. 변리사의 특허 침해 소송 대리를 막는 헌재 판결을 두고 특허소송 전문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변호사의 고유 영역을 침범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맞선다.

특허 소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특허심판원에서 진행되는 특허 유무효 결정과 특허권리범위 결정에 불복하는 심결취소소송, 법원에서 진행되는 특허침해 여부와 이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특허침해소송이다.

1961년 제정된 변리사법 8조는 '변리사는 특허·실용신안·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를 근거로 변리사는 특허법원에서 심결 취소소송 대리인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특허 침해 소송에선 대리인이 될 수 없고 법정에 나설 수 없다.

변호사 소송 대리 원칙에 따라 변호사만 법정에서 진술할 수 있기 때문에 변리사는 방청석에서 변호사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

지난 2012년 헌법재판소는 “특허 침해소송은 고도의 법률지식과 공정성·신뢰성이 요구되는 소송으로 변호사 소송대리 원칙이 적용돼야 하는 민사소송 영역”이라면서 “변호사에게만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이에 20대를 비롯해 국회에서 수차례 변리사 소송 대리를 인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형식적인 변호사 소송 대리 원칙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 권익과 기술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번번이 논란으로 이어져 정착 심도 있는 논의는 이워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 소송 관련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문은 계속되고 있다. 변리사가 소송을 대리할 수 있는 특허 유무효 결정과 특허권리범위 결정에 불복하는 심결취소소송 판단 내용이 실제 특허 침해소송 핵심 내용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변리사가 이미 특허 침해 소송 쟁점이 되는 연관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데도 법률 소비자 입장에선 특허 소송을 진행할 시 각각 소송을 변리사와 변호사에게 따로 맡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소비자 선택권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직접 대입은 힘들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다수 국가가 변리사의 특허권 침해 소송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독일은 변리사가 침해소송 대리권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소송 당사자 신청이 있으면 변리사가 소송에 참가하고 법정진술을 할 수 있다. 판결문에도 변리사 이름을 표기한다.

일본은 2002년 법개정을 통해 변리사의 공동 소송 대리권을 인정했다. 다만 변리사가 소송 대리권을 얻기 위해서는 일본변리사회가 실시하는 침해소송에 관한 연수를 수료하고 특허청 소관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영국은 특허변리사협회에서 송무인가증을 받은 변리사는 법정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다. 특허지방법원에서는 변리사 단독으로 침해소송 대리가 가능하다.

최근 지재권 보호 기조가 뚜렷한 중국은 변리사가 특허 등 출원대리 업무를 비롯해 심판 및 소송대리 업무를 할 수 있다. 현재 민사소송대리인으로 등록한 중국 변리사는 1300여명이다. 이들은 지식재산권 법원에서 진행하는 행정소송은 물론 특허 등 침해사건인 민사소송까지 대리할 수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