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종 양자암호통신망 연동 첫발···개방형 기술 실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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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페이스 기반 양자암호통신 개념도
<오픈 인터페이스 기반 양자암호통신 개념도>

민·관이 협력해 오픈 인터페이스 기반 양자암호통신 전송 통합장치 실증에 성공했다.

서로 다른 양자키분배기(QKD)를 사용하는 이동통신사 등 이종 양자암호통신망 연동을 위한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다만 실증 구간이 짧고 단일 QKD 장비가 적용됐다는 점 등 소규모 테스트베드 한계가 드러나면서, 정부 차원 투자 필요성도 더욱 부각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전송장비 제조사 코위버·우리넷,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SK텔레콤 자회사)와 오픈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양자암호통신 전송 통합장치 실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참여기관은 미래네트워크선도시험망(KOREN, 이하 코렌)에 구축한 전송장비에 개방형 표준 인터페이스와 암호화 기능을 적용, QKD 장비와 연동했다. 연동은 서울과 판교 사이 시험망을 통해 진행됐다. 전송장비의 암호화 유니트와 양자키관리시스템(KMS)간 100~200Gbps급 속도로 양자키 값을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각 QKD 장비마다 해당 회사가 만든 개별 인터페이스를 적용해왔다. 이번 실증에서는 표준화된 개방형 QKD 인터페이스인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의 GS QKD014를 활용했다. 전송장비와 QKD 장비 간에 제조사에 구애받지 않고 연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앞으로 이종 QKD 장비 간 연동 실증까지 완료되면, 서로 다른 QKD가 적용된 양자암호통신망 간에도 양자키 값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참여 기관은 다음 달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아 내년부터 실제 이용자 트래픽도 수용할 계획이다. 국방 유선망, 클라우드 백본, 금융망, 5세대(5G) 이동통신 전달망, 국가 및 지자체 행정망, 스마트 그리드 망, 국가융합망과 같은 공공성과 보안 필요성이 높은 망에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실증은 서울 판교 간 연동망이 약 40㎞에 불과했다는 점, IDQ의 단일 QKD 장비만 사용됐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장거리 안정성과 이종 QKD 장비 간 상호 호환성을 점검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시험망에서의 실증을 비롯해 추가적인 QKD를 적용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양자암호통신 기업 참여 등이 요구된다.

전문가는 국가 차원 양자 테스트베드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양자암호 시장은 통신사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이 참여해 양자표준 등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표준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전무하다.

업계 전문가는 “예산이 확충되고, 전국 기반 양자정보통신시험망 구축이 진행되면 실증을 대구모로 확대해 기술 안정성을 더 철저히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예산 예비심사에서 양자정보통신 테스트베드 예산을 요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내달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유럽연합(EU)은 QKD 장비업체, 네트워크 장비업체, 통신사업자, 양자연구소, 자자체 등이 함께 참여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유럽연합은 4개 대도시(베를린, 마드리드, 제네바, 비엔나)를 중심으로 개방형 양자통신시험망을 구성했다”며 “수천㎞ 이상 장거리 안정성, 이종 기술 및 장비간 상호호환성 등을 검증할 수 있는 만큼 우리도 이 같은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