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미뤄진 '데이터 경제' 활성화…데이터 3법 '원포인트' 처리 목소리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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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경제'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됐던 '데이터 3법'이 여야 정쟁 속에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법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원내대표 간 데이터 3법 처리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이 민생·경제법안을 처리할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국회는 지난달 29일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데이터 3법을 처리하려 했으나 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으로 본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데이터 3법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됐다. 이후 주말 사이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에 관한 원칙을 밝혔으나 각 당의 주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에 대해 “공존의 정치, 협상의 정치가 종언을 고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필리버스터의 미명 아래 난폭하게 진행한 정치적 폭거”라며 “집단 인질범의 수법과 다를 바 없다. 대대적인 '법질극'”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소수당의 합법적이고 평화적 저항수단인 필리버스터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국회 자체를 봉쇄한 사상 초유의 폭거이자 정치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정말 민식이법, 민생법안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면 도대체 왜 요구를 외면하고 본회의를 거부하나”라며 “민식이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지 못하게 한 건 바로 여당이다. 민식이법은 애당초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들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데이터 3법을 비롯한 민생·경제법안을 먼저 처리하기 위해 2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소집해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법과 유치원 3법, 원내대표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이터 3법과 국회법, 민생개혁법을 우선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195개 비쟁점·경제활력 법안에 대해 이미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놨기 때문에 제대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는 정신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정상적으로 열어서 필요한 민생법안 처리하겠다”면서도 “필리버스터 법안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이 추가로 합의하지 않는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 다툼 속에 데이터 3법이 보류되면서 국내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처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원내대표가 처리에 합의한 만큼 데이터 3법 등 비쟁점 법안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문이다.

3법 중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지난달 29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됐다. 정보통신망법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의 법사위 통과와 정보통신망법의 상임위 및 법사위 처리가 시급하다.

나 원내대표는 데이터 3법이 법사위에서 계류된 사항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본회의에 상정되면 원포인트로 처리할 것임을 시사했다.

나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데이터 법이나 국회법은 원포인트 대상이 힘드냐'는 질문에 “데이터 법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았다. 법사위 통과됐죠”라고 물으며 “두 건 통과된 걸로 아는데 신청 안 한 것이다. 필리버스터 하지 않은 법안은 원포인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