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비대면 채널 시대, 보험설계사와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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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운 마이리얼플랜 보닥플래너 사업 총괄
<임지운 마이리얼플랜 보닥플래너 사업 총괄>

국내 보험산업은 소비시장 발달과 더불어 짧은 시간에 많은 확대를 이뤄 왔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 팽창은 설계사 인맥을 유통망으로 한 인보험, 개인보험에 집중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산업의 발전과 쇠락 중심에는 수요를 담당하는 소비자가 존재하는데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는 결국 모든 지형을 바꾸게 될 것이다. 특히 보험 산업은 급속한 시장 축소가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설계사 입장에서는 더 큰 위험이 웅크리고 있다. 바로 소비자의 정보 습득 채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사를 통한 대면 채널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보험 정보를 습득할 뿐만 아니라 2030세대의 경우 비대면 방식으로 보험에 가입해 본 경험이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보험 진단 앱 보닥의 경우에도 실제 객관화된 보험 진단과 맞춤플랜 추천을 받는 사용자 대부분이 25세부터 44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설계사를 통하지 않은 보험 가입 경험의 증가는 얼마든지 더 효율 높은 채널이 등장한다면 이를 선택할 잠재 소비자가 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업비가 적은 채널,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저렴하게 보험 상품에 가입할 기회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면 채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설계 능력을 갖춘 최상위 수준의 설계사를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 할 것이다.

시장 포화 단계인 저성장 국면을 맞은 현재의 보험업계는 이로 인해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대체 채널 찾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쉽게 판매할 수 있는 단기보험과 미니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보험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새롭게 보험 산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거대 공룡 플랫폼을 활용한 유통 채널 다변화를 지속해서 모색하고 있다. 그만큼 플랫폼 시대에 설계사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기 마련이고, 지금까지의 전통 영업 방식으로는 새로운 고객 창출은커녕 기존 수입 유지도 어려워지는 형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굳이 대면 채널이 필요 없는 단기보험과 미니보험 등은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보닥, 보맵 등 효율 높은 플랫폼을 통해 판매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 복잡하고 섬세한 맞춤형 설계가 필요한 보장 설계 상품은 높은 수준의 전문가에게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은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물론 복잡한 설계가 필요한 상품도 기존처럼 곧바로 설계사를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화된 보험진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됐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전문 설계사도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이러한 플랫폼에 올라타야 자신의 실력을 소비자에게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보 비대칭에 대한 피로도가 높은 보험 고객은 이제 AI 분석엔진을 통해 현재 자신의 보험에 대한 정확한 상태를 객관화시켜 검증받고, AI 추천엔진을 통해 나와 내 가족에 적합한 맞춤형 보장 구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인구 감소로 보험 시장 축소는 불가피하고 인식 변화로 대면 채널 입지는 좁아지겠지만 지금처럼 복잡한 형태의 설계가 필요한 복합 상품은 생애 주기 관점에서 인류가 존재하는 한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휴먼 인터페이스(인간 보험설계사)와 보닥과 같은 AI 보험진단 플랫폼(AI설계사)을 접목한 보험정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지속해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임지운 마이리얼플랜 보닥플래너 사업 총괄 richard@myrealpl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