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면세점, 매출도 이용객도 줄었다…반년 만에 생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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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오픈한 입국장 면세점 첫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오픈한 입국장 면세점 첫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이 도입 반년 만에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오픈 첫 달보다 매출과 이용객이 모두 줄었다. 여기에 인도장 신설도 추진되면서 입국장 면세사업자인 에스엠과 엔타스는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입국장면세점 시범 운영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달 28일 실태조사를 완료하고 조만간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전국 주요 공항과 항만에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낙제점에 가깝다. 입국장면세점이 자리잡은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매출은 오픈 첫 달인 6월 53억6200만원에서 10월 49억1200만원으로 되려 8.4% 감소했다. 당초 공사 예상치의 절반을 밑돈다. 이용객수도 각종 홍보에도 불구하고 첫 달 4만9153명에서 10월 4만1719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마저도 외국인 고객이 1928명에서 2440명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내국인 이용객은 더 큰 폭으로 급감했다. 내국인 해외 소비의 국내 전환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한 결과다.

9대2 경쟁률을 뚫고 입국장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의 표정은 어둡다. 에스엠면세점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적자가 26억원에 달한다. 입국장 운영을 시작한 3분기에도 6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 75억원으로 적자전환한 엔타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내년도 입국장면세점 예상 매출액을 730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올해 오픈 이후 4개월간 매출이 187억6700만원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생존 경쟁에 내몰린 에스엠과 엔타스는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에스엠면세점은 온라인몰을 통해 미리 상품을 예약한 뒤 입국시 결제하고 상품을 찾아가는 사전예약제를 전격 도입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상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층을 겨냥했다.

엔타스면세점은 에스티로더·크리니크·아베다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추가 입점시켰다. 정부가 향수를 제외한 화장품 품목에 한해 테스트 및 자율포장 판매를 허용하기로 조건을 완화하면서 화장품 상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이들 업체는 정부의 담배 판매 허용과 입국장인도장 도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정부 기대치보다 실적이 저조한 만큼, 면세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담배 판매 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입국장 인도장 도입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조세소위원회에서 입국장 인도장 설치에 대해 잡정 합의했다. 입국장면세점 측은 입국장 인도장이 신설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입국장면세점 운영이 사실상 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스엠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인도장이 도입되면 온라인 프로모션을 앞세운 대기업의 시장 과점이 심화돼 중소·중견업체는 고사할 것”이라면서 “이는 당초 입국장면세점 도입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내수 시장 혼란 등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