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캐릭터에 인격 부여해 방송...'V튜버'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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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캐릭터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버추얼 유튜버(V튜버)'가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대표 버추얼 유튜버들이 구독자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전문적으로 버추얼 유튜버를 키우는 회사도 등장했다.

3일 인터넷·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국내 주요 버추얼 유튜버 구독자가 60만명을 넘어섰다. 개별 계정으로 수익 안정권으로 꼽히는 '10만명 구독자'를 확보하거나 근접한 채널도 속속 등장한다. 연초 기준 국내에서 거의 시장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 성장세다.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타 플랫폼 구독자와 실제 인물을 오가는 '반쪽 버추얼 유튜버'를 합치면 규모는 2배 이상 늘어난다.

가상현실(VR) 게임 비트세이버를 주요 콘텐츠로 하는 '맥큐뭅'은 3일 현재 유튜브에서 40만명 구독자를 넘어섰다. 1월부터 활동한 것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다.

라이브 방송 등 국내에서 쌍방향 커뮤니티 버추얼유튜버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초이'는 3일 기준 유튜브 구독자가 8만명에 근접했다. 초이는 VR콘텐츠 제작사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가상 캐릭터다. 운영 1년 만에 프로젝트를 안정 궤도에 올렸다.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운영하는 버추얼 유튜버 '세아' 역시 6만명 구독자를 돌파했다.

버추얼 유튜버는 캐릭터에 인격을 부여해 방송하는 형태를 총칭한다. 디지털 캐릭터를 내세운 버추얼 유튜버 유행에는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이 큰 몫을 했다. 최근 1~2년간 VR장비가 활발하게 보급되며 가정에서도 실시간 2D, 3D 모션캡처가 가능해졌다. 모바일 네트워크 발전으로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도 버추얼 유튜버 등장을 촉진하는 요소다. 아직까지 사람이 캐릭터에 개입하지만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 100% 컴퓨터가 운영하는 캐릭터도 가능하다.

시장이 커지며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수요가 발생한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다수 외부업체와 초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홍보 비즈니스를 검토 중이다. 버추얼 유튜버를 활용한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사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1000개 이상 버추얼 유튜버 계정이 활동하는 일본은 이미 산업화에 들어갔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구독자 280만명인 일본 최대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를 외국인 홍보대사로 기용했다. 닛산식품 역시 버추얼 유튜버를 모델로 선정해 실제 사람이 소화하기 힘든 독특한 광고를 방송에 내보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버추얼 유튜버 순위를 매기고 소개하는 전문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관심을 보이는 단계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올해 버추얼 유튜버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인물보다 캐릭터 성을 더 손쉽게 강조할 수 있다”면서 “얼굴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실제 인물에 비해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적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상 캐릭터에 인격을 부여한 사례는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만든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부터 자사 게임캐릭터와 실제 인물을 합친 가상 아이돌 그룹을 두 차례 만들어 데뷔시켰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버추얼 유튜버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IP 등 기존 산업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추얼유튜버 초이 사진=스코넥엔터테인먼트
<버추얼유튜버 초이 사진=스코넥엔터테인먼트>
일본정부관광국(jnto) 홍보모델이 된 버추얼유튜버 키즈나아이. 사진=jnto
<일본정부관광국(jnto) 홍보모델이 된 버추얼유튜버 키즈나아이. 사진=jnto>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