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차량공유 안착, 택시vs우버 '정부 중재' 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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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쿠퍼 호주·뉴질랜드 대외정책 총괄.
<미치 쿠퍼 호주·뉴질랜드 대외정책 총괄.>

타다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에 택시업계가 반발하는 것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1위 승차공유 회사 우버는 호주에서 끊임없이 택시기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하지만 우버는 호주에서 7만명 상당 액티브 드라이버를 확보한 혁신 서비스로 인정받는다. 소비자 편익 증대를 목표로 정부, 택시업계와 손잡고 규제를 함께 설계, 발전시켜온 결과다. 교통 분야 컨트롤타워가 일원화된 호주 규제 환경도 우버 안착을 도왔다.

우버 호주법인은 4일(현지시간) '도심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정책 변화' 주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과 홍콩, 대만 기자단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택시업계와 갈등에도 불구, 호주에서 자리 잡기까지 과정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미치 쿠퍼 호주·뉴질랜드 대외정책 총괄에 따르면 우버는 2012년 호주에 진출했다.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 '우버블랙'을 선보였다. 기존 택시 중심 시장 구조를 흔들지 않기 위해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 X가 아닌 우버블랙을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우버블랙은 고급 택시 기반 높은 수준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했다. 이후 우버 X를 출시, 인기를 이어갔다. 탄력요금제를 바탕으로 교통체증 완화, 요금 투명화 효과를 냈다. IT 기능을 활용, 안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버는 현재 호주 37개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액티브 드라이버 6만7000명을 보유했다. 액티브 소비자는 380만명에 달한다.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금도 택시와 렌터카 업계 반발이 거세다. 올해 5월 6000여명 상당 택시기사, 렌터카 사업자가 우버를 불법 영업으로 규정,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이들은 택시 면허 가치 하락과 수입 감소분을 우버로부터 돌려받겠다며 벼르고 있다. 호주 역사상 최대 소송 중 하나로 꼽힌다.

우버는 이 같은 갈등을 정부, 택시업계와 소통해조율할 계획이다. 그동안 비슷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돌파구가 됐던 방법이다. 호주 정부도 힘을 실어줬다.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교통 정책을 가다듬는다. 우버를 비롯한 승차 공유 서비스가 소비자 선택권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호주 정부 판단이다.

변화를 정책에 반영하는 속도도 빠르다. 택시, 대중교통, 승차 공유관련 규제를 아우르는 조직이 지역 단위로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교통 전반은 국토교통부, 요금제는 지자체, 규제 개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담당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미치 쿠퍼 총괄은 “매번 의견이 일치할 순 없다”며 “다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투명하고 솔직하게 대화한다면 문제점을 원만히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가 우버 확장을 무작정 도운 것은 아니다. 우버는 2017년 11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에 진출했다. 택시업계 반대로 서비스가 안 되던 지역이었다. 주 정부가 중재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2월부터 부담금을 내게 했다. 이에 따라 우버는 소비자가 차량을 호출할 때마다 1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주 정부는 5년간 2억5000만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 택시업계를 위해 쓸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버 서비스를 합법화하는 대신 택시와 공존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호주 수도 캔버라를 포함한 캐피털테리토리(ACT)는 우버를 가장 빠르게 합법화했다. 택시업계 반대에 부딪히자 택시 면허관련 세금을 낮췄다. 택시를 둘러싼 규제도 철폐, 신산업에 맞설 경쟁력을 키우도록 했다.

수잔 앤더슨 호주·뉴질랜드 및 북아시아 우버 모빌리티 총괄은 “기술로 구현되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면 교통 혼잡뿐 아니라 주민 건강과 기후 피해가 크게 줄일 것”이라며 “개인용 차량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교통수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