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7년 만에 수술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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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국내에 도입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가 7년여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정부는 RPS 도입 당시와 현재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판단해 재생에너지 사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4일 “RPS 제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단 등과 세부 계획 등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한두 달 안에 결과가 나오진 않지만 몇 달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와 공단이 RPS 제도와 관련해 개선하는 부분은 △RPS 의무이행 비율 확대 △고정가격계약 물량 확대 △복잡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구조 간소화 등이 유력하다. 현물시장 규모를 최소화해 사업자 혼란을 막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RPS 사업자가 의무 이행 달성을 위해 단순히 평균가를 보상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자 간 경쟁, 산업 육성이 가능한 시장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RPS 의무이행 비율은 올해 기준 6%로 2023년까지 매년 1%포인트(%) 늘려 10%를 완성하는 것이 기존 계획이다. 산업부는 RPS 의무이행 비중을 적극 확대, 21개 사업자의 REC 구매량 증대 및 가격 안정화를 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년 고정가격계약 입찰 물량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물시장에서 불안정한 가격에 노출돼 있는 사업자를 고정가격계약 체제로 유도, 시장 혼란을 잠재운다는 복안이다. 이보다 앞서 공단은 이번 하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용량을 상반기보다 150㎿ 늘리는 등 제도 개선 의지를 보였다.

복잡한 REC 가중치 구조도 개선 대상이다. 현재 REC 가중치는 0.7~5.0 범위에서 총 10단계로 구분된다. 가중치를 정하는 기준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이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 결과도 있다. 현물시장 사업자 대상으로 별도의 장기 계약 경매를 시행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산업부와 공단이 RPS 제도 개선에 칼을 빼 든 건 REC 현물시장 가격 급락에 따른 조치다. 국내엔 RPS 제도에 따라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를 진 21개 사업자가 있으며, 이행 방식은 △자체 설비건설 △현물시장에서 REC 구매 △고정가격계약·수의계약 방식 등으로 구분된다.

RPS 의무이행율은 2012년 64.7%, 2015년 90.1%, 2018년 96.6%로 지속 증가했다. 반면에 REC 현물시장 가격은 2016년 17만1000원까지 치솟았다가 2017년 13만2000원, 지난해 9만8000원, 올 10월 5만1000원으로 최저점을 찍는 등 70% 이상 감소했다.

RPS 제도 도입 당시에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전사가 의무이행률을 달성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현물시장에서 고가의 REC를 구매하는 사례가 잦았다. 100kW 미만의 태양광 소규모 사업자 가운데 약 68%(2만여개)가 장기계약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현물시장에 남아 있는 건 과거 REC 판매로 고수익이 보장됐다는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3020 정책 시행과 함께 태양광 설비 보급이 대폭 늘면서 RPS 의무이행률은 급상승했고, 현물시장 REC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정부 정책을 믿고 태양광에 투자했다'고 외치는 소규모 발전 사업자들은 REC 가격 급락에 연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물시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