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세미콘 코리아 2020]<3>에바텍

에바텍의 대면적 기판용 스퍼터링 장비 PNL600 <사진=에바텍>
에바텍의 대면적 기판용 스퍼터링 장비 PNL600 <사진=에바텍>

'씬 필름 하우스(Thin Film House)' 스위스 반도체 장비회사 에바텍이 스스로를 소개할 때 쓰는 문구다. 에바텍은 말 그대로 얇은 막(박막)을 만드는 회사다. 반도체 칩 제조에서 필수인 박막 증착 공정 장비를 제조한다.

반도체 칩은 동그란 웨이퍼 위에 얇은 막을 쌓아 회로 모양으로 깎는 작업을 수백 회 반복하며 만들어진다. 이 때 얇은 막을 쌓는 과정을 '증착'이라고 한다.

증착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열, 이온 에너지 등 물리적인 힘으로 특정 물질을 웨이퍼 위에 쌓는 물리적기상증착법(PVD), 기체의 화학 반응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막을 만드는 화학적기상증착법(CVD) 등이다.

에바텍은 PVD 종류 중 하나인 '스퍼터링' 장비를 주력으로 한다. 스퍼터링은 진공 상태에서 이온 에너지가 특정 물질 표면을 때렸을 때 튀어나오는 원자를 차곡차곡 쌓아 얇은 막을 만들어내는 공법이다.

세미콘 코리아 2020에서 에바텍은 다양한 공정에 응용할 스퍼터링 장비를 소개한다. 핵심 스퍼터링 장비군인 '클러스터라인(CLUSTERLINE300)' '헥사곤(HEXAGON 300)' 'PNL600' '솔라리스(SOLARIS380)' 제품군이 그 예다

에바텍 스퍼터링 장비 헥사곤 제품군. <사진=에바텍>
에바텍 스퍼터링 장비 헥사곤 제품군. <사진=에바텍>

특히 에바텍의 스퍼터링 장비는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작업은 업계에서 전도유망한 분야로 주목받는다. 칩 부피를 줄이면서도 회로 간 연결을 최적화하고 발열을 줄이려면 패키징 기술도 상당히 정교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최첨단 패키지 공법인 패널레벨패키징(PLP) 사업을 인수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한 것도 패키징의 중요성을 인지해서다.

에바텍은 국내외 유력 반도체 제조사와 패키징 업체에 장비를 공급하면서 관련 시장에서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 웨이퍼레벨패키지(WLPFO)부터 PLP팬아웃(PLPFO)용 장비까지 대응할 수 있다.

박래정 에바텍코리아 대표는 “에바텍 스퍼터링 장비는 실리콘 안에 회로를 만드는 재배선층(RDL) 박막과 범핑 작업을 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며 “에바텍 사업 분야 가운데 반도체 전공정 및 패키징 관련 장비 사업 매출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에바텍은 패키징 외에도 각종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전공정 장비 적용 사례도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한다.

에바텍의 스퍼터링 장비 클러스터라인300E <사진=에바텍>
에바텍의 스퍼터링 장비 클러스터라인300E <사진=에바텍>

반도체 내 발열을 최소화하는 히트싱크(Heat Sink) 금속층을 만드는 장비, 낸드플래시 증착 공정 중 스트레스로 인한 웨이퍼가 구부러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웨이퍼 뒷면에 실리콘나이트라이드 등으로 막을 형성하는 전용 스퍼터링 장비를 내세운다.

에바텍은 1946년 스위스에서 70년 이상을 증착 공정 장비 개발에만 투자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소자 업체들과 함께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장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5G 시대가 다가오면서 반도체 시장은 큰 규모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PLP 등 첨단 패키징 수요에 대응하고, 원자층증착공법(ALD) 장비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