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K그룹 인사가 시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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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부 류태웅 기자.
<미래산업부 류태웅 기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지난 5일 이뤄진 SK그룹 임원 인사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이를 두고 경제계에서는 현상 유지를 통한 조직 안정화를 통해 위험관리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실제 SK그룹은 잇달아 비핵심 자산을 매각, '비상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3대 신문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29일 '한국, 반세기 만에 최악의 성장기를 맞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내년까지 2년 연속 2.5%를 하회, 1954년 이후 '침체기'에 접어든다는 내용이다. 한국은행이 각각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2.6%, 2.5%에서 2.0% 및 2.3% 하향 조정한 것을 근거로 댔다. 경제 규모 변화 등을 감안하지 않은 오류임에도 한국 경제가 저성장기에 접어든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무역 중심 국가다. SK그룹은 수출 산업의 대표 효자 기업이다. 지난해 그룹 매출액은 157조원에 이른다. 같은 해 우리나라 총 수출액 6048억달러(약 720조4378억원)의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SK그룹이 움츠러든 이유는 여러 가지다. 대외로는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로 인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선 각종 이유로 사법 및 세무 당국의 압박과 시민단체 반발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안팎으로 고단한 가운데 조직 쇄신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그러나 변화 없이는 혁신이 어렵고, 혁신 없이는 사회 발전을 이룰 수 없다. SK그룹 같은 경제 대들보가 위축된다면 한국 경제는 더 심한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기업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의지는 정부에 달렸다. 기업들이 국내부터 적극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법인세를 인하해 주거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된다.

“버스 떠난 뒤 손 흔들어 봐야 소용없다”는 말이 있다. '자본주의'(돈)라는 '당근'이 인류 번영을 이끌었다는 기본 사실을 복기한다면 답은 쉽게 나올 것이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