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대한 시험 진행"…트럼프 "지켜보겠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말하는 대화는 시간을 벌려는 속임수라며 비핵화 이슈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겠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미 간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양측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8일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면서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북한 김성 유엔주재 대사도 이날 외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는 시간을 벌려는 속임수”라고 미국의 협상태도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재선을 고려한 미국의 국내 정치적 목적이라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이 정전협정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만났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지난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이 정전협정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만났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김 대사는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에 나설 필요가 없다”면서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북한이 적대적 행위를 하면 자신은 놀랄 것이라면서도 일단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이것이 북한의 도발이나 긴장 증폭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는 여전히 매우 좋다면서도 약간의 적대감은 있다며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음을 인정했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년에 있을 미국 선거에 개입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측 행동이 미 대선에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전 통화를 하고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아울러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조기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 동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통화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그의 관계가 매우 좋은지는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이 연말까지 미국의 적대적 정책에서 가시적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 등에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3일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