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된 '한반도 표준시' 나온다…표준연, 11일 시험방송 시작

'장파'를 활용해 한반도 전역에 정확한 표준시를 전달할 수 있는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 곧 송출을 시작할 시험방송 후 북한에까지 신호를 전달하는 본 방송국 구축도 앞두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11일 여주시 능서면 '국가표준시보 시험 방송국'에서 국가표준시보 송출식과 함께 시험방송을 공식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에 위치한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에 위치한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

표준시는 국가가 채택해 사용하는 평균 태양시를 뜻한다. 미국과 같이 국토가 넓은 곳은 지역별 표준시가 따로 있다. 표준시는 나라나 지역 내 시각을 동기화하는 기준 역할을 한다. 유무선통신망, 금융·전자상거래, 보안, 항법 등 수 많은 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표준연이 표준주파수국을 운영하며 5메가헤르츠(㎒) 단파 주파수로 표준시각을 송출하고 있다. 하지만 단파 방송은 실내를 비롯해 수신이 어려운 음영 지역이 존재한다. 또 다른 동기화 기반인 위성항법시스템(GPS) 역시 실내나 지하에서 신호를 받기 어렵다. 전파방해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표준연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장파 활용 국가표준시보국 설립을 추진했다. 장파는 송신탑 하나로 반경 1000㎞ 이상 거리까지 전파를 송출할 수 있다. 건물도 투과한다.

표준연 시간표준센터 연구진이 국가표준시보 신호생성기를 점검하는 모습.
표준연 시간표준센터 연구진이 국가표준시보 신호생성기를 점검하는 모습.

시험방송 기간은 내년 12월까지 1년이다. 135m 안테나, 송신주파수대역 65㎑, 출력은 50킬로와트(㎾)다. 이를 토대로 현 수준의 송신 반경 등 정보를 파악, 북한을 포함하는 반경 1000㎞ 본방송을 대비한다. 수신기 개발, 변복조시스템 설계 등 연구로 시각동기 정확도·수신감도를 향상시킬 예정이다. 공공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추가 데이터 채널 확보도 병행한다.

박상열 원장은 “국가표준시보국은 공익·경제·사회적 응용 분야를 창출하는 국가 인프라로서 이미 많은 선진국이 GPS와 병행하고 있다”며 “이후 본 방송국이 구축되면 남북이 하나의 표준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