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 시스템 리스크 1위는 '미중 무역분쟁'

하반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요인 중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경기 둔화 지속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국내 금융 시스템 리스크 1위는 '미중 무역분쟁'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92명의 응답자에게 5개 리스크 요인을 복수 지정하도록 한 결과, 응답 빈도순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74%, '국내 경기 둔화 지속'이 52%를 차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가 각각 40%로 뒤를 이었다. '중국 금융·경제 불안'은 39%를 나타냈다.

응답자의 39%는 미·중 무역분쟁을 1순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국내 경기 둔화 지속(21%), 글로벌 경기 둔화(9%), 수출 감소 등 기업실적 둔화(5%) 순이었다.

지난 5월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미·중 무역분쟁, 국내 경기 둔화 지속이 계속해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주목 받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 금융·경제 불안이 새로운 요인으로 추가됐다. 미·중 무역분쟁 응답 비중은 67%에서 74%로 상승한 반면에 국내 경기둔화 지속은 66%에서 52%로 하락했다.

수출 감소 등 기업실적 부진,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응답비중은 모두 44%에서 37%로 떨어져 이번 조사의 상위 5개 요인에서는 제외됐다.

응답자들은 미·중 무역분쟁, 국내 경기 둔화 지속, 글로벌 경기 둔화는 대체로 1년 이내의 단기 리스크 요인으로 분류했다.

가계부채, 중국 금융·경제 불안은 1~3년 이내의 중기 시계에 현재화할 수 있는 리스크라고 응답했다.

국내 경기 둔화 지속,미·중 무역분쟁은 발생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이자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비교적 큰 리스크로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두 요인이 빠른 시간 내 금융 시스템에 현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년 이내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실현될 가능성은 지난 5월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충격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이 4%에서 13%로 상승했으나 '낮다'고 응답한 비중은 52%에서 53%로 높아졌다.

3년 이내의 중기 시계에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응답도 지난 서베이 시점보다 떨어졌다. '높다'고 응답한 비율이 34%에서 26%로 떨어졌다. 다만 '낮다'는 응답이 24%에서 28%로 소폭 올랐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도 지난 조사 결과보다 개선됐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높다는 응답 비율은 55%로 지난 5월 50%에서 상승했다. '보통'과 '낮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41%, 4%로 떨어졌다.

이번 시스템리스크 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29일까지 79개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 및 주요 금융전문가 9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