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코스포 대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AI 생태계 만들겠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이제는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도 각개약진을 넘어 새로운 협업과 사업화를 모색하는 단계가 될 것입니다. i-CON에서 AI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지원기관까지 긴밀한 협업에 나설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2025년이면 세계 AI 관련 시장이 5조달러로 지난해 보다 5~6배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AI 생태계 역시도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지난 5월부터 AI 분야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 'i-CON'을 운영하고 있다. 약 6개월간 총 네 차례 밋업과 네트워킹 등을 통해 AI 분야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부터 각종 규제 애로 사항 등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R&D과제 추천 전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총 2건의 R&D를 추천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80여개 이르는AI분야 전문 기업이 개방형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아직까지는 국내 AI 생태계가 각개약진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i-CON을 통해 새로운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기업별로 AI를 위한 대응전략을 세우고 정부는 정부대로 움직였다”면서 “이제는 스타트업과 정부 등 생태계 참여자 사이에서도 협업을 통한 사업화 가능성을 강하게 느끼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2016년 3월 구글의 AI '알파고 쇼크' 이후 저마다 다른 차원에서 움직이던 참여자가 이제는 새로운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i-CON이 출범한 이유 역시도 제각기 이뤄지는 혁신 시도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중소기업 R&D 사업은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1억원 수준으로 워낙 규모가 작고 실무적 어려움도 많아 산업의 주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지점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중소기업 R&D 사업과 각종 지원이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를 이룰 수 있게끔 시장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i-CON이 주로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i-CON의 취지 자체가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그림을 민간에서 주도해 그려오면 정부가 필요한 부분을 맞춰 주는 것”이라면서 “중기부에서도 네트워크 운영에 크게 간섭하지 않으면서 지원해 줄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지원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특히 AI 분야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 i-CON을 도입한 다른 분야와는 달리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영역이다. 다른 분야에는 기존 강자가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면 AI 분야는 일부 글로벌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대기업, 스타트업 모두 새로 접근하는 시장이다.

AI 분야 가운데서도 엔터프라이즈 분야, 즉 기업간거래(B2B) 시장이 가장 각광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최 대표는 “아직까지 소비자에게는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의료, 영상·음성인식과 같은 분야가 주목받고 있지만 광고나 마케팅 같은 B2B 시장이 더 폭발력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베스핀글로벌, 솔트룩스, 마인즈랩과 같은 국내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예를 들며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특정 '니치'한 분야에만 사업을 하는 것보다는 엔터프라이즈 같은 대형 시장을 노리는 것이 좋을 수 있다”면서 “정주영 회장이 조선기술이 있어서 조선업을 한 것이 아니듯 우리 스타트업도 그런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분야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력 수급 문제 등 정부에서 다양한 인프라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AI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가 인력의 절대 부족 현상”이라면서 “스타트업에서 일 하는 것이 더 큰 보상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포는 새해부터는 AI i-CON 사업을 통해 R&D 과제뿐만 아니라 각종 애로 사항을 발굴하고 네트워킹에 참여한 기업이 실질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최 대표는 “올해는 어느 정도 네트워킹 기반을 마련했다고 판단하지만 아직까지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들어오진 못했다”면서 “새해에는 빈자리를 더 촘촘히 메우고 실질적인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설명회(IR) 피칭부터 기술자가 직접 모이는 기술워크숍을 여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력 양성을 위해서도 단순히 AI 대학의 수를 늘리는 것과 같은 지엽적 대책이 아닌 교육 과정과 산업계가 긴밀히 연계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