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피디아, 이중환전 수수료 없는 '원화결제' 지원

글로벌 최대 OTA(Online Travel Agency) '익스피디아'가 국내전용 카드 결제를 지원한다. 애플에 이어 글로벌 플랫폼 업체가 속속 원화결제 지원에 동참한다.

결제대행(PG) 업계에 따르면 익스피디아는 이달 들어 한국에서 국내전용카드 결제를 시작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은 NHN한국사이버결제가 맡았다.

12월 현재 시스템연동을 마치고 일부 이용자에 국내 결제서비스를 개시했다.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전용카드 결제 지원으로 이용자는 원화결제가 가능해졌다. 이중환전수수료(DCC)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2018년 112조원 규모 거래액(예약금 기준)과 12조원 매출을 기록한 OTA 1위 사업자다. 2위 사업자 아고다보다 4배 크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익스피디아 그룹 계열사인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에서 약 1조2000억원 결제액을 기록했다.

익스피디아는 그동안 비자, 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 결제만 지원했다. 이용자들은 글로벌 카드 수수료와 이중환전수수료(DCC) 등을 부담했다. 이번 정책변경으로 국내 카드사가 발급한 모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익스피디아 내 모든 결제가 가능해진다.

DCC는 원화를 달러로, 달러를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서비스다. 이중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용자가 DCC 서비스를 통해 부담하는 수수료는 구매금액 약 3~8%다. 여기에 통상 1%인 국제카드 브랜드 수수료를 더하면 최종 수수료는 9%까지 높아진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비자, 마스터 카드를 갖춰야하는 불편함에 같은 상품을 더 비싸게 주고 사야했다.

익스피디아를 비롯해 아고다, 호텔스닷컴, 부킹닷컴, 트립닷컴, 트립어드바이저, 트리바고 등 글로벌 OTA는 국내 진출 당시 대부분 글로벌 카드 결제만 허용했다.

업계 경쟁이 심화되며 각 업체별로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원화결제가 늘어났다. 트립닷컴은 국내 카드결제뿐 아니라 네이버페이, 삼성페이를 지원한다. 아고다도 최근 국내카드 결제를 시작했다.

PG업계 관계자는 “워라밸 문화 정착,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해 여행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업계 1위인 익스피디아가 결제 편의성 향상을 통해 한국 내에서 매출 증대를 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들이 원화결제를 속속 도입하며 국내 카드사와 글로벌 카드사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올해 8월부터 원화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PG업계 관계자는 “익스피디아를 비롯해 애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업체가 국내전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추가하자 글로벌 카드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반면 국내 카드사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 압박 속에 글로벌 플랫폼사 국내 결제서비스 도입 추세에 기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