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데이코'-LG '시그니처키친스위트' 가구매장에서 벌어지는 빌트인 가전 맞대결

서울 양재동 소재 지매틱 갤러리에 전시된 밀레 빌트인 가전 이미지.(사진=리빙지코)
서울 양재동 소재 지매틱 갤러리에 전시된 밀레 빌트인 가전 이미지.(사진=리빙지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경쟁이 전용 쇼룸에서 외부 편집숍, 가구 매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해외 고급 가구 브랜드, 편집숍에 전략적으로 자사 제품을 진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사 경쟁이 장외전으로 확전된 양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고급 해외 가구 브랜드인 두오모, 몰테니 쇼룸에 데이코 가전을 배치했다. 두 브랜드 쇼룸 모두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있다. 이들은 해외 고급 가구 브랜드로 유명하다. 두오모 쇼룸은 이달 초 신사옥과 쇼룸을 함께 개장한 바 있다.

LG전자 시그니처키친스위트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지난달 새로 문을 연 '더콘란샵'에 제품을 전시했다. 더콘란샵은 영국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이다. 국내 론칭 전에는 영국, 프랑스, 일본에 11개 매장이 들어섰다. 해외에서 프리미엄 편집숍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더콘란샵 개점행사를 직접 챙길 만큼 롯데가 국내 유치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들 전시장 공통점은 모두 고가품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더콘란샵에서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시나' 보볼리 테이블을 2700만원, 핀란드 국민 건축가인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거실 조명을 510만원에 판매한다. 1000만원대 가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구, 건자재, 생활용품 프리미엄 브랜드 매장에 빌트인 가전을 투입하는 전략은 이미 활발하게 이어져왔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는 논현동 가구거리에 입점한 지매틱, 라이트, 불탑, 포겐폴, 아크리니아, 다다 전시장에 제품을 전시했다. 이들 브랜드 모두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해외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10월 서울 대치동 데이코하우스를 일반에 공개했다. 지난 6월부터 업계 관계자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한 지 수개월 만이다. 적극적인 홍보보다는 제한적 마케팅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데이코하우스 역시 수억원을 호가하는 제품으로 쇼룸을 구성, 업계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시그니처키친스위트 논현 쇼룸을 마련했다.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수의 해외 고급 가구 브랜드와 컬래버했다. LG전자 '초프리미엄' 마케팅 최전선인 셈이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 양사 목표다. 브랜드 이미지가 브랜드 가치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데이코와 시그니처키친스위트는 중산층 이상 부유층 소비자를 겨냥했다. 양사 빌트인 가전과 고급 가구 브랜드로 주방을 꾸미면 가격대가 수천만원에서 억 단위까지 치솟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 협업은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편집숍, 해외 고급 가구 브랜드 쇼룸에 자사 제품을 진열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전까지 자사의 전용 쇼룸을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이제는 양사 경쟁이 외부 쇼룸으로까지 확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