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픈뱅킹, 서비스 경쟁 계기로

[사설]오픈뱅킹, 서비스 경쟁 계기로

'오픈뱅킹'이 시범서비스를 끝내고 전면 오픈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18일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 행사를 열었다. 오픈뱅킹은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고객이 개설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출금·이체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시범 기간에는 일부 은행만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날을 계기로 거의 모든 시중 은행과 대형 핀테크 업체 앱에서도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참여 업체는 씨티은행과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16개 은행, 핀테크 기업 31개 등 47개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에 오픈뱅킹 참여 회사를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픈뱅킹 전면 서비스와 맞물려 금융서비스도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갔다. 오픈뱅킹 앱 하나면 모든 은행의 계좌 관리와 조회·이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송금이나 이체를 위해 별도로 은행 앱을 깔아야 했다. 그만큼 특정 은행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금융서비스가 재편됐다. 여기에 핀테크 업체까지 가세, 오픈뱅킹을 시작으로 금융업계 지형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업체도 정보기술(IT)과 빅데이터를 앞세워 기존에 은행에서 제공하지 못하던 첨단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오픈뱅킹이 금융 혁신을 위한 발판이 돼야 한다. 그동안 금융 서비스는 은행의 보이지 않는 견제와 텃세로 혁신이 더뎠다. 수많은 핀테크 스타트업이 뛰어들었지만 은행의 높은 문턱에 막혀 서비스가 지지부진했다. 정작 은행은 기득권에 안주해 서비스보다는 손쉬운 이자놀이에 집중,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수익을 올린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오픈뱅킹으로 금융권에서 혁신이 시작된 만큼 금융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초기 가입자 유치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자칫 고객 확보에만 주력한다면 오픈뱅킹 출범의 진짜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 새로운 금융시대 개막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서비스 경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