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편의점 상비약, 복지 차원에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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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지난해 온라인 약국 '필팩'을 인수했다. 회원이 자주 가는 약국 정보를 필팩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처방전을 받아 매달 포장된 의약품을 택배로 환자에게 전달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의약품 배달서비스가 되지 않지만 미국은 처방의약품 배송 경쟁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처방의약품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의 온라인 거래가 불법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국민 편의를 위한 다양한 의약품 판매 방식과 배송이 한창이다.

우리는 온라인 배송은커녕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사는 것도 여전이 쉽지 않다. 업계와 정부가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않으면서 의료서비스 이용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편의점 상비약 지정 등을 논의하는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지난해 8월 6차 위원회 개최 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 등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약국과 병원이 문을 닫는 밤이나 공휴일에 국민이 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안전상비약 제도를 2012년 11월부터 시행했다.

약사회는 안전상비의약품 회의 방향 등 기본 논의조차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약사회는 이미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타이레놀까지 제외하자는 입장이다. 타이레놀 부작용 발생을 이유로 든다.

국민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된다. 약국이 문을 닫는 심야시간이나 명절 연휴와 공휴일에 기존 약품 외에 위장약, 지사제 등 다른 약도 살 수 있으면 좋은데 안 풀어 준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다양한 약품을 소매점에서 살 수 있다. 선진국은 처방 의약품까지 배송하는 시장을 창출했다.

정부는 편의점 상비약 지정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지금까지 심의위를 개최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회의를 열어서 말이 많고 시끄럽더라도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이렇게 시간만 보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민 편의를 뒷전에 두고 어떻게 복지 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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