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보험사, 카드사 등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창구 또는 직원이 하던 업무를 보완하려는 시도가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단순 반복업무나 24시간 소비자 대응이 필요한 부분에 대거 적용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단순 상담 챗봇 서비스를 넘어 고객 개인 성향과 특성을 반영해 응답하는 AI 금융 파트너 '쏠메이트 오로라(orora)'를 서비스한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 성향과 행동을 분석해 첫인사부터 상세설명 상품 제안 등 업무지원이 가능하다. 영업 현장 업무 처리에도 AI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AI 몰리'를 구축했다. AI 몰리는 AI를 활용해 직원이 원하는 정보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찾도록 지원한다.
KEB하나은행도 AI 기반 대화형 금융서비스 '하이뱅킹 2.0'을 시작한다. 고객이 AI 금융비서인 하이와 실시간 음성 및 문자 대화를 통해 송금과 조회, 세금납부, 상품가입, 환전 등 25개 은행업무를 수행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정책자금 추천에도 AI 기반 기술이 적용돼 자영업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KB국민은행은 AI를 통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에 정책자금을 추천하는 모바일 정책자금 플랫폼 'KB브릿지'를 선보였다. KB브릿지는 AI·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자영업자별 특성에 맞는 정책자금을 추천한다.
은행권을 제외한 보험사와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도 AI 기술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기존 전문가가 담당하는 분야까지 AI가 확대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AI가 보험계약의 언더라이딩(인수·심사)을 하는 '바로(BARO) 시스템'을 개발했다. 바로는 보험계약을 실제로 인수·심사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화한 것이 특징이다. 규칙이 설정되지 않은 경우의 답변은 물론 학습 기반 머신러닝 시스템까지 탑재돼 유사 문장의 의미까지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AI와 빅데이터가 카드사 서비스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카드사들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를 겪으면서 포괄적인 혜택에서 집중적인 혜택으로 전환한 가운데 AI 기술이 대거 도입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AI 기반 마케팅 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샵'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플랫폼에서는 고객-가맹점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이 필요한 쿠폰 등 혜택을 정밀하게 파악해 제안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BC카드는 '금융 빅데이터 플랫폼'을 개설했다. 여기서는 2800만 고객과 3000만 가맹점을 기반으로 카드 소비 행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예비 자영업자의 창업 지원을 돕는다.
향후 금융사의 AI를 활용한 업무지원과 서비스 제공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은행은 새해 11월 AI 은행원을 통한 예약·상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은행 영업점 방문이 필요할 경우, 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해 AI 은행원이 은행창구의 혼잡도를 사전 확인하고, 방문 예약을 잡아주고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추천한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
박윤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