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AI노믹스 산업지도]'모빌리티 혁신' 운전대 잡고…자율주행 개발 '고속도로' 진입

현대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티저 이미지.
현대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티저 이미지.

자동차 산업이 전통 이동수단 제조업에서 'C.A.S.E.(Connected·Autonomous·Shared&Service·Electric)'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도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자율주행과 5세대(G) 네트워크, 이동 서비스 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면서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전통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접 산업,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기술(IT) 산업과 융·복합되며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AI는 C.A.S.E.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산업의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 최고 핵심 기술로 주목된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CaaS(Car as a Service:플릿·리스)와 MaaS(Mobility as a Service:공유·차량 호출),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이동수단 서비스) 등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AI는 자율주행 기술과 연계해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도시 전체 공유 차량에 적용되는 단계까지 발전하게 되면 고객에게 완벽한 이동 자유를 제공하는 'AV(Autonomous Vehicle) TaaS'가 실현된다. 산업 측면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은 AI, 통신, 센서 등 첨단 기술과 융합이 필수여서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된다. 폭발적 성장이 예고된 모빌리티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 간 생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는 카메라 센서 이미지.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는 카메라 센서 이미지.

◇모빌리티 생존 전략 키워드 '합종연횡'

전통 자동차 기업은 무한경쟁에 돌입한 모빌리티 시대 생존 방안을 찾고 있다. 제품에서 서비스 분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되면서 자금력은 기술력 확보에 핵심 조건이 됐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모빌리티 산업 특성상 다른 산업군과 동맹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자율주행차 부문인 크루즈는 최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혼다로부터 11억5000만달러(약 1조3300억원)를 투자받았다. 투자 이후 크루즈 기업가치는 190억달러까지 뛰었다. 2016년 GM에 인수된 크루즈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우버와 같은 상업용 호출 서비스에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 토요타와 글로벌 1위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 우버는 자율주행차 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앞서 소프트뱅크, 덴소 등도 우버에 투자했다. 미국 포드는 독일 폭스바겐과 자율주행차 기술 아르고 AI 공동개발에 나섰다. 폭스바겐은 포드와 미래 상용차 개발, 마이크로소프트와 클라우드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과 합작을 선언하며 글로벌 4위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도 AI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과감한 맞손 전략을 펼쳐왔다. 자율주행차 두뇌 역할을 하는 AI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 엔비디아와 협력했고, 중국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아폴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사 설립 계약도 체결했다.

아울러 미국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 ACM 창립 멤버로, 첨단 테스트베드 건립에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자율주행기술 전문 기업 오로라에 전략 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러시아 IT 기업 얀덱스와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개하고, 러시아 전역에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韓 대표 기업들, 모빌리티 주도권 잡기 총력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서 후발주자인 국내 대표 기업은 최근 대규모 인수합병과 과감한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주도권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은 국내 최대 빅딜로 꼽히는 하만 인수 3년 만에 자동차 전장사업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하만은 삼성에 인수된 이후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전담하는 SBU 조직을 신설했다. SBU는 삼성 전략혁신센터(SSIC)와 협력, 커넥티드카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 IT와 하만 전장 기술이 접목된 첫 결실은 차량용 디지털 콕핏이었다. 전장부품 업계 최초로 5G 기반 텔레매틱스 솔루션도 선보였다. 자율주행 플랫폼·ADAS 기업 TT테크에 7500만유로를 투자하기도 했다.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해 미래차 기술 확보도 가속하고 있다.

배터리와 전장 기술을 보유한 LG는 모빌리티 신사업 시너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G는 글로벌 고정밀지도 기업 히어와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양사는 글로벌 1위 LG 텔레매틱스와 히어 고정밀 지도 정보를 결합한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주도할 계획이다.

LG는 미국 하니웰과 자율주행차 통합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고, 이스라엘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바야비전, 미국 자동차 센서 기업 에이아이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LG화학과 GM은 미국에 차량용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다.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현대차는 중장기 혁신 계획인 '2025 전략'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사업 역량 확보에 총 6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3대 전동차 제조 기업으로 도약하고, 플랫폼 서비스 사업에서도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자동차는 물론 개인용 비행체(PAV), 로보틱스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한다. 플랫폼 기반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더해 이동의 자유와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SK도 모빌리티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차량공유 업체 쏘카 2대 주주로 참여한 데 이어 미국 카셰어링 업체 투로에 투자를 단행했다. SK는 자사 렌터카 사업과 인수한 AJ렌터카 통합 작업을 완료하고 새해부터 SK렌터카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자동차용 반도체, SK이노베이션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2020 AI노믹스 산업지도]'모빌리티 혁신' 운전대 잡고…자율주행 개발 '고속도로' 진입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