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올해 '10대 나노기술'을 통해 예측하는 미래

[ET단상]올해 '10대 나노기술'을 통해 예측하는 미래

색과 소리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유연 나노 소자, 유기 나노 소재를 이용한 생체 모방형 인공신경, 전기 없이 작동하는 플렉시블 색채 냉각 복사 나노 소재, 나노섬유 소재 기반의 호흡 가스 분석 센서 기술….

올해 나노융합성과전에서 나노기술연구협의회가 선정해 발표한 '2019년 10대 나노기술'로 선정된 기술들이다. 10대 나노기술은 나노기술이 어렵고 복잡한 기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미 산업 전반에 사용되고, 저변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선정된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최초 기획부터 최종 선정 단계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산업통상자원부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 긴밀하게 협력해서 우수한 성과를 도출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올해 추천기술 수가 지난해 대비 125%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좀 더 의미 있는 나노기술 도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10대 나노기술에 대한 연구자·기업·전담기관 관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초원천기술 분야에 선정된 선정윤 서울대 교수팀의 '색과 소리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유연 포토닉 나노 소자'는 하나의 평면에서 색과 소리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자기술이다. 이태우 서울대는 유연한 유기 나노 소재를 이용해 생물의 촉각신경 동작 원리를 모사하는 인공신경을 구현했다. 송영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이 개발한 '전기 없이 작동하는 플렉시블 색채 냉각 복사 나노 소재'는 차량이나 건물 외벽, 웨어러블 소자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성명모 한양대 교수는 양자점과 비정질 나노복합 반도체 초격차 구조의 신소재를 활용한 다진법 트랜지스터, 김일두 KAIST 교수팀은 사람의 호흡에서 질병과 관련된 특정가스 농도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나노섬유 소재 기반 센서 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는 20초 이내 고속 코팅이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면적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2년 이내에 상용화돼 우리 생활 속에서 접하게 될 사업화 유망 기술 분야 기술도 선정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3D 나노구조체 표면 기반 광시야각 풀컬러 홀로그램 제조 플랫폼 기술'은 위·변조 방지 기기, 건축자재, 포장재로 활용할 수 있다. 에스엠에스의 '대기 중 단시간 상온 소결 가능한 저가 구리 나노잉크 제조기술'은 편광필름, 스마트폰, 차세대 TV 등에 적용될 수 있다. 에이티아이의 '3차원 자율 곡면 다이렉트 미세 패터닝 공정 기술'은 인공수정체, 치과용 임플란트, 심혈관 스텐트, 인공근육패치 제조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이에스아이는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해 엑스선을 정확한 펄스 형태로 고속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엑스선 소스 기술을 개발했다.

2016년과 2017년 10대 나노기술이 각각 나노바이오 및 나노소재 중심이었다면 올해 10대 나노기술은 매뉴팩처링나노, 나노정보전자, 나노바이오, 나노소재, 나노에너지환경 등 5대 핵심 분야에서 고르게 선정됐다. 이는 나노기술이 공학 전 분야에 걸쳐 핵심 기술로 사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노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 삶을 편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자 국가경제를 이끌 선도기술이다. 나노기술촉진법에 근거한 정부의 리더십과 나노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산업계의 팔로어십이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하는 분야인 만큼 앞으로도 정부의 관심 지속과 지원, 산·학·연의 긴밀한 협력이 꾸준히 이뤄지길 바란다. 나노기술이 이끄는 세상을 상상하며 2020년에 소개될 더 멋진 나노기술을 기대한다.

이창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chlee@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