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LG전자 '프리미엄 가전' 올해 반등 이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9년 삼성전자·LG전자 실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하자 시장전망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영업이익이 대폭 꺾이는 등 고전하긴 했지만 어려운 글로벌 경제환경 등을 고려하면 무난한 실적이라는 시각이다. 올해는 반도체, 스마트폰, 프리미엄 가전 등이 빛을 발하면서 양사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쌍끌이' 전망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탓에 실적이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이른바 '기저효과'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직전 연도에 반도체가 초호황기를 누리면서 상대적으로 지난해 실적이 나빠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반을 넘어서며 반도체 시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범용 칩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상승 추세다. 지난해 4분기 D램 가격 하락은 계속됐지만, 점진적인 수요 개선으로 예상 실적을 상회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5G 시장 개화, 부진했던 데이터센터 메모리 수요 회복 등으로 메모리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보수적으로 진행하던 반도체 설비 투자도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에 6만5000장(65K), D램에 5만장(50K) 규모 설비 투자에 나서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전망이다.

평택 1공장 여유 공간, 신규 평택 2공장 등에 D램 생산설비를, 시안 2공장에 낸드 설비를 갖추는 것이 골자다. 특히 빠르게 증가하는 낸드 플래시 수요, 미국·중국 등 경쟁사 진입 등에 대비해 낸드 설비 투자에 무게를 둔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뚜렷한 호재나 악재가 없는 가운데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 등 프리미엄 라인업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긍정적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내달 미국에서 공개할 갤럭시S20(S11)과 '클램셸'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이 매출 신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저가 갤럭시 A 라인업을 국가·시장별 특성에 맞춰 재정비한데 이어 플래그십 모델도 '실속형' 라이트 모델로 세분화,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수율 안정화에 따른 공정 비용·부품 원가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인 네트워크 사업 역시 시장 기대치가 높다. 올해 세계 각국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로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다.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1조17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3분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이 직전 분기에 출시되면서 리지드 OLED 가동률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올해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에서는 빠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제조사가 OLED 디스플레이를 플래그십 스마트폰 기본 스펙으로 채택하고 있는데다 5G 스마트폰 교체 수요도 늘고 있어 수익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이 올해 5G를 비롯한 모든 아이폰 모델에 OLED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전장 사업 등 실적 견인할 듯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가전 업계에서 반복되는 '상저하고'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10% 감소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어컨 등 계절을 타는 가전이 있고 중국과 LCD TV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듀얼스크린폰을 북미와 일본, 인도 등에 출시하며 마케팅 비용이 발생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전통 가전 부문에서는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의류건조기, OLED TV 등 새로운 제품군과 프리미엄 제품군이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은 베트남 생산공장 이전 등의 효과에 힘입어 비용 감소 등 반등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업 수주 후 실적 발생까지 시차가 있는 전장부품 사업은 올해부터 실적 반영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