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확인"…전자부품사들 연이어 상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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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전자부품업계에는 '1조 클럽' 기업이 다수 탄생했다. 파트론, 엠씨넥스, 파워로직스는 미-중 무역전쟁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국산 전자부품 경쟁력을 확인시켰다. 올해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받아 상장에 도전하는 전자부품 기업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캠시스는 자회사인 '캠시스글로벌'의 코스닥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캠시스글로벌은 캠시스 베트남 법인 '캠시스 비나'의 상장을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이다.

캠시스가 캠시스글로벌 지분 72.22%, 캠시스글로벌이 캠시스비나 지분 1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캠시스→캠시스글로벌→캠시스비나'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다.

캠시스가 2014년 베트남에 설립한 캠시스비나는 캠시스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캠시스비나의 실적 역시 늘고 있다. 2018년 연간 실적은 매출 5288억원과 영업이익 114억원이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720억원과 영업이익 103억원을 달성했다.

당초 캠시스는 캠시스비나를 코스닥에 직상장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현지 법령상 어려움이 있어 SPC를 통한 상장으로 구조를 변경했다. 캠시스글로벌 상장은 4~5월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상황”이라면서 “2~3월에 통과되면 4월 말 또는 5월 초 상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
박영태 캠시스 대표
캠시스 베트남 법인 전경
캠시스 베트남 법인 전경

전자부품 기업 솔루엠도 올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솔루엠은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 하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솔루엠 상장은 회사 설립 5년 만이다. 솔루엠은 지난 2015년 삼성전기 디지털모듈(DM) 사업부에서 △전자가격표시기(ESL) △파워모듈(전자기기 전원 공급 부품) △튜너(방송 수신모듈) 3개 부문이 분사해 설립됐다.

솔루엠의 지난해 실적은 크게 증가했다. 2018년에 약 700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90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튜너, 파워모듈, 영상보드가 통합된 '3 in 1' 형태의 TV용 통합 모듈 효과가 컸다. 분사 당시엔 튜너와 파워를 만들었지만 이후 영상보드 분야를 새로 진출하며 통합 모듈로 만든 게 주효했다. ESL도 효자 품목이다. 판매가격, 할인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장치인 ESL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판매가 갑절 늘었다. 솔루엠은 국내외 임직원이 주주로 참여하는 종업원 지주사로 설립됐다. 상장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올해 매출 목표는 1조원 이상이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
전성호 솔루엠 대표
솔루엠이 만든 ESL
솔루엠이 만든 ESL
"경쟁력 확인"…전자부품사들 연이어 상장 도전

LS전선 전기자동차 부품 자회사 'LS EV 코리아'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LS EV 코리아는 지난달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LS EV 코리아는 LS전선이 2017년 11월 전기차 부품사업부를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전기차 전원을 공급하거나 센서를 작동, 제어하는 부품들을 만든다. 전기차용 하네스, 배터리팩, 에너지저장장치(ESS) 부품 등이 주요 제품이다. 고객사는 비야디(BYD), 폭스바겐, 볼보, LG화학 등이다. 2018년 매출액은 2200억원이며, 4000억원 규모의 수주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설비·기술 투자를 확대, LS EV 코리아를 글로벌 전기차부품 회사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S EV 코리아는 중국과 유럽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S EV 코리아 지분은 LS전선이 53%, 사모투자펀드가 4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LS EV 코리아 직원이 배터리 부품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LS EV 코리아 직원이 배터리 부품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