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소행성탐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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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보통 '우주'를 떠올릴 때 먼저 생각하는 것은 태양과 같은 별이나 달(위성)이다. 화성이나 목성 등 행성도 떠올린다. 태양계 안 화성과 목성 사이에만 수십만개 이상 존재하지만, 다른 천체에 비해 훨씬 작은 소행성은 우주 '엑스트라'와 같은 존재였다. 발견 자체도 늦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주요한 탐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우주 분야 선진국이 소행성탐사에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이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해 4월 '매'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탐사선 '하야부사2'를 활용해 소행성 탐사에 성공했다. 지구에서 3억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내부 물질 채취에 성공했다. 이어서 지난 11월에는 류구를 출발, 지구로 돌아오는 중이다. 연말쯤 귀환 예정이다.

새로운 계획도 나오고 있다. 하야부사2가 지구에 류구 시료를 전달하는 즉시 또 다른 임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 최근 전해졌다. JAXA는 10년 전후 닿을 수 있는 소행성 여럿을 이미 확인, 이 가운데에서 탐사대상을 고를 예정이다.

미국은 이전부터 성과를 내온 곳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약 30년 전부터 소행성탐사에 뛰어들었다. 지난 1991년 '갈릴레오' 탐사선을 소행성 '가스프라'에 보내, 최초로 표면을 측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7년에는 소행성 '베스타'와 왜소행성 '세레스'로 탐사선 '돈'을 보냈다. 세레스의 경우 지금은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지만 당시에는 소행성벨트 내 가장 큰 소행성으로 여겨졌다. 돈은 2018년 10월경까지 탐사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에도 도전은 계속돼, NASA는 오는 8월 '오시리스 렉스'를 소행성 '베누'에 안착시켜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다.

각국이 소행성탐사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소행성이 우주에 대한 다양한 비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행성은 태양계 초기 상태를 보존하고 있는 우주 연구 보고다. 우주의 수많은 물질이 서로 부딪히고 뭉쳐 자라난만큼 수많은 태양계 초기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누도 태양계 형성 초기와 거의 같은 궤도를 돌고 있다. 당시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분석하면 우주와 행성 형성 비밀을 알아내는데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소행성탐사는 베일에 싸인 생명의 기원을 찾는 연구에도 핵심 역할을 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지구에 유기물이 생겨난 유력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구-소행성 충돌을 꼽고 있다. 실제로 소행성에서 유기물을 발견하게 된다면, 인류를 포함한 지구 생명체 뿌리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소행성을 이루는 물질에 따라 미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가질 수 있다. 철이나 니켈, 마그네슘, 규소, 금, 이리듐 등 다양한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탐사 자체 난도가 높아 우주관련 국가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각국 소행성탐사 도전의식을 높이는 이유다. 소행성탐사 도전 과제를 성공하면 단번에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소행성탐사는 우리나라에게도 언젠가 올라서야 할 산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