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재영입 '쇼'는 안 된다

[사설]인재영입 '쇼'는 안 된다

여당과 야당이 총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까지 7명의 인재를 영입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12일 카카오뱅크 1000만 가입자 신화를 달성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영입 인물로 공개했다. 이 씨는 최혜영 강동대 교수, 청년 직장인 원종건씨,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소병철 전 고검장, 청년 소방관 오영환씨, 로스토리 홍정민 대표 등에 이어 일곱번째 영입 인재다.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자유한국당도 인재 영입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씨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선수 김은희씨 등 2명을 영입했다. 한국당은 앞으로 20여명가량 외부 인재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두 정당이 지금까지 영입한 인재 대부분은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다. 역경을 이겨 냈거나 소외됐던 계층, 인권과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인재가 주류를 이룬다. 특히 20·30대 젊은 표심을 의식해서인지 청년인재가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여러 사회 계층과 영역 별로 고르게 배분하려는 인상이 짙었지만 이번에는 휴먼 스토리 인물이 압도적으로 많다. 인재 영입 원칙은 전적으로 당에서 결정할 사안이다. 영입한 인재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일 자체가 불필요한 참견일 수 있다. 어차피 총선에서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고 강변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렇더라도 영입 취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영입 배경은 정당 활동에 필요하지만 미처 확보하지 못한 전문가를 외부에서 수혈해 당의 혁신을 꾀하자는 의미가 크다. 물론 모든 인재를 전문가로 채울 수는 없다. 하지만 경제·사회·문화·외교 등 시급한 현안을 위해 필요하다면 지역·나이·성별 등을 뛰어 넘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영입 인재도 당선되면 엄연한 정치인이다. 최소한 정치가 무엇인지는 아는 인물을 수혈해야 상징성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단 관심을 끌어 선거에서 무조건 이겨 보자라는 속내라면 차라리 인기 연예인을 영입하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