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GS리테일 '변종 편의점' 꼼수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기자수첩]GS리테일 '변종 편의점' 꼼수

'편의점 산업의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 시행으로 신규 출점이 제한되자 GS리테일이 변종 매장을 확대하고 있어 논란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뷰티숍(H&B) '랄라블라'가 경쟁사 편의점 인근에서 상품군이 겹치는 제품을 대거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자율규약은 근접 출점 지양이 핵심이다. 참여 업종은 편의점에 국한되고, 말 그대로 자율에 의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접 제재에 나서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쟁사는 물론 GS25 점주 사이에서도 GS가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에 협의했음에도 업계 '물'을 흐리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에 식음료를 팔지만 일종의 테스트 매장일 뿐 근접 출점이나 변종 매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매장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정식 사업 모델로, 운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경쟁사 매장 인근에서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쟁사 점주는 물론 GS25 점주까지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자율규약'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해 변종 매장을 확대해 나갈 경우 근접 출점 문제를 막기 위해 마련된 자율규약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마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포가 밀고 들어올 경우 상대적으로 자본, 인력 등 경쟁력이 약한 가맹점주는 사실상 맞대응이 쉽지 않다.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에 위치한 CU 매장의 경우 같은 건물에 위치한 랄라블라가 식음료 제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출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매출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신선 식품 폐기도 늘어 점주의 고민이 깊어 가고 있다.

'변종 편의점'은 그동안 경영주와 상생을 강조해 온 GS25의 행보와도 엇갈린 행보다.

물론 유통 대기업도 이윤을 내야 하고, 다양한 시도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스스로 정한 자율규약을 무력화하거나 꼼수를 부린다면 더 중요한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