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 전력수급계획,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대책 미흡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국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 4개 가운데 3개는 계통 접속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부는 9차 전력수급계획에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 대책으로 '기존 설비 보강'만 포함시킬 방침이어서 국가 전력 중장기 계획이 '속 빈 강정'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발표 예정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9차 계획)에는 '재생에너지 계통접속에 관한 신규 설비 구축 계획'이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구축된 변전소 등 계통 접속 설비를 보강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에너지 공공기관 관계자는 “9차 계획에는 공격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량이 담길 예정이지만 계통 접속에 대해서는 기존 설비에 보강하는 내용만 담길 뿐 신규 설비 구축 계획은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신규 설비 구축을 10차 계획에 반영할 예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9차 계획을 수립하면서 산업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충분히 합의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에 따라 계통 접속 설비 구축을 구체화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전에 따르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계통 연계 신청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7만5102건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48.7%(3만6629건)가 완료됐다. 용량 기준으로는 3만1807㎿ 가운데 25.1%(8013㎿) 완료에 불과하다. 설비 4개 가운데 1개만 계통 접속이 이뤄진 것이다.

1㎿ 이하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 현황만 보면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7만3779건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34%(2만5417건)가 완료됐다. 용량 기준으로는 1만3741㎿ 가운데 43.1%(5929㎿)만 계통이 연결됐다.

산업부가 2016년 10월 31일 한전이 책임지고 1㎿ 이하 소규모 재생에너지 전력망 접속을 보장하도록 규정했지만 실효성은 전혀 없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부가 중장기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15년 단위로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산업부는 2017년 12월에 발표한 8차 계획에서도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과 관련해 '보강'을 앞세운 원론적 계획만 적시했다. 당시 '재생에너지 전력망 접속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 계통 인프라를 신속히 보강하고, 유망 지역에는 선제적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구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술한 국가 전력계획이 문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에너지업계는 재생에너지 접속 지연에 따른 근본 대책이 9차 계획에 구체화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따라 현재 대기하고 있는 75%의 재생에너지 설비는 물론 신규 물량도 계통 접속을 무작정 대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에만 집중한 탓에 사후관리(계통 접속)는 '뒷전'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계통 접속 문제는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데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발전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9차 계획이 이미 해를 넘겨 늦어진 만큼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걸맞은 구체적인 계통 접속 이행계획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9차 전력수급계획,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대책 미흡
9차 전력수급계획,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대책 미흡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