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쎄미켐, 포토레지스트 공장 증설…'소부장 脫일본'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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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쎄미켐 화성 단지 조감도
<동진쎄미켐 화성 단지 조감도>

미국 듀폰이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공장을 한국에 짓기로 한 데 이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인 동진쎄미켐도 포토레지스트 공장을 증설키로 확정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핵심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탈 일본'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동진쎄미켐이 포토레지스트 공장 증설을 확정하고 올 1분기 중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동진쎄미켐은 EUV 포토레지스트 바로 전 단계인 반도체용 불화아르곤(ArF) 액침 포토레지스트를 지난 2010년에 국내 최초로 개발·생산한 소재 전문 기업이다. 포토레지스트 증설 공장이 계획대로 완공된 후 내년 초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동진쎄미켐은 제품 생산량을 기존보다 갑절 이상 확대하게 된다. 증설 공장 설계는 이미 완료했다.

이날 동진쎄미켐 화성공장을 찾은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지난해 7월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민·관이 공동 노력한 결과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대 규제 품목의 공급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다”면서 “올해를 소부장 산업 경쟁력 확보 원년으로 삼고 관련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차관은 “1분기 중 동진쎄미켐의 생산공장 증설 착공 등으로 포토레지스트 국내 공급 안정성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포토레지스트는 감광 재료로, 반도체 노정 공정 단계에서 웨이퍼 기판에 패턴을 형성할 때 필수로 사용된다. 반응하는 빛 파장에 따라 △불화크립톤(KrF·248㎚) △불화아르곤(ArF·193㎚) △극자외선(EUV·13.5㎚) 등으로 구분되며, 반응하는 빛 파장이 짧을수록 미세 공정이 가능하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필수 품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6월 포토레지스트의 대 일본 수입 비중은 92%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에도 수입 비중은 85%로 높았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일본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다변화 및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산업부는 △벨기에(RMQC) △미국(듀폰) △독일(머크) 등 일본 외 국가로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벨기에는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수입액 증가율이 1031%를 상회했다. 미국과 독일은 각각 15.8%, 66.7% 증가했다. 듀폰의 경우 지난 9일 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시설 등 구축을 위한 2800만달러 한국 투자를 확정, 국내 주요 수요업체와 제품 실증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동진쎄미켐이 이번 증설로 ArFi 포토레지스트 생산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동진쎄미켐은 지금까지 ArFi 포토레지스트 양산을 해 왔지만 생산량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진쎄미켐 화성공장은 KrF 포토레지스트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그러나 증설 이후 반도체 칩 공정에서 범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ArFi 포토레지스트의 생산량을 늘려 일본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하는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소재 기술 고도화를 위해 ArFi 노광 장비도 새로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EUV용 포토레지스트가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지만 ArFi 시장 규모가 더 크다”면서 “동진쎄미켐이 국산화 기류를 타고 ArFi 포토레지스트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