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축한다...70년 만에 국책 디지털뱅크 변신

디지털 워크스페이스 구축 나서 기존 'BOIS'정보공유 한계 개선

한국은행,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축한다...70년 만에 국책 디지털뱅크 변신

한국은행이 디지털뱅크로 변신한다. 창립 70년 만에 디지털 워크스페이스 플랫폼을 구축한다. 우리나라 대표 중앙은행이 행내 디지털 업무 전환을 위한 혁신 플랫폼 구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직도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소규모 셀 기반인 '애자일' 방식으로 전환한다.

15일 금융·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사상 최초로 '디지털 워크스페이스 협업공간 구현'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사업자 모집에 착수했다. 중소기업 제한경쟁 입찰 방식이다.

한은은 2006년 행내 포털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구축한 후 고도화 모델인 정보공유시스템(BOIS)을 2016년에 만들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파일을 첨부한 전자우편(e메일) 방식이어서 부처 간 협업이나 정보 공유에 한계가 있었다.

새롭게 구축되는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는 업무 중 생산되는 자료를 중앙서버에 체계적으로 분류해 저장한 후 공유·활용할 수 있다. 구글 드라이브와 같은 방식이다.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준비하는 한은 '비전 2030' 전략의 하나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최근 4차 산업혁명 등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인 한은의 업무 방식이 IT친화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이주열 총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는 한은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공유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디지털 이슈에 대해 공유·협업하는 새로운 디지털 채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앞으로 사내 업무 방식 간소화와 애자일 방식 협업 체계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은은 내부망(인트라넷)과 외부망(인터넷)으로 망 분리가 돼 있다. 행내에선 내부망을 통한 전자우편 방식을 주로 이용한다. 예를 들어 금융안정보고서를 작성할 경우 책임자가 관련 내용을 메일로 취합하고 내용을 작성한 뒤 각 부서에 다시 보내 의견을 받는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디지털 워크스페이스가 구축되면 이러한 불편이 사라진다.

한국은행,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축한다...70년 만에 국책 디지털뱅크 변신

조사연구, 통화정책 등 한은 내에서 생산된 자료를 보고서뿐만 아니라 관련 데이터, 모형 프로그램, 참고문헌까지 함께 축적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여러 부서의 다수 직원이 참여하는 주요 보고서 등 발간자의 저작 환경도 구현한다. 문서의 최초 생성부터 파기까지 모든 변경 사항이 저장되고, 아카이브처럼 자료가 저장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저장고가 생기는 셈이다.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는 한은에 디지털 화폐 등 새로운 업무가 생겨나면서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보 공유와 빠른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워크스페이스 안에 지급결제 섹션을 별도로 구축할 예정이다. 리브라 등 암호자산 이슈,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이슈, 사이버 위협 등 IT 부문 감시 이슈 등 국내외 업무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기 위해서다.

또 지역경제 업무 포털인 GB-NET도 만든다. 15개 지역본부가 작성에 참여하는 지역경제보고서, 주력산업 동향 보고서 등 집필 환경 개선과 지역본부 업무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통해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은은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를 모바일로 구축하는 방식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

한은 관계자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하는 한편 서버에 저장된 업무 자료를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접속해서 활용하도록 모바일 버전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보안심사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상용화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를 구축해 5개 부서에서 시범 운영하고, 하반기에 전 부서로 확장할 계획이다.


[표] 디지털 워크스페이스 기반 주요 사이트 구현 계획

한국은행,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축한다...70년 만에 국책 디지털뱅크 변신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