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형용준 안무공장 공동대표, "뮤비 생산시대 연다”

형용준 안무공장 공동대표
형용준 안무공장 공동대표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습니다.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기에 가능한 성과입니다. 춤이야말로 만국공통의 언어입니다. '제시카송'을 시작으로 누구나 자신의 안무를 생산·공유하고 창작의 대가를 보장받는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안무공장이 시범운영 중인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비트플로(BEATFLO)'를 20일 선보이고 안무공모전을 개최했다. 형용준 대표는 “뮤직비디오 콘텐츠 소비 중심에서 안무동영상 콘텐츠 생산시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형 대표는 싸이월드 창업자로 한국 IT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세이큐피드, 쿠쿠박스를 설립하며 개발자 길을 걸어왔다. KAIST 박사과정 중 밀레니엄 루키 선발대회에 나가 발표에 앞서 유승준 '열정'으로 춤을 추고 대회 1위를 차지했다. 30여년간 식지 않은 춤에 대한 열정으로 작년 2월 8일 KAIST 후배 정도현 공동대표와 안무공장을 설립했다.

정 대표는 온라인 이공계 용어 검색서비스를 개발해 창업하고 학내 스트리트댄스 동아리 '루나틱'에서 활동했다. 양 대표는 춤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정 대표에게 창업·기업경영 멘토링을 하다가 최근 급변하고 있는 음원소비 트렌드에 주목,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았다.

형 대표는 “음악을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듣기보다 틱톡이나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보는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댄스를 통한 음원의 바이럴 홍보 사례가 증가하고 같은 노래라도 새 안무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안무가는 안무를 통해 음원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유튜브 광고수익이나 앨범수입에서 제외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무공장은 음원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인플루언서부터 일반인까지 누구나 자신의 안무를 생산·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앱 '비트플로'를 개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로 스트리밍 로딩시간이 줄어 저장된 영상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활동 중인 댄스 인플루엔서를 통해 신곡과 안무를 전파한다. 안무가는 댄스 인플루엔서가 벌어들이는 수입의 3~10% 안무 로얄티를 보장받을 수 있다.

형용준 안무공장 공동대표(왼쪽)이 공연장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형용준 안무공장 공동대표(왼쪽)이 공연장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제시카송은 9일 음원유통사 뮤즈플랫폼을 통해 세계 35개 음악사이트에 공식 발매됐다. 안무공장은 20일 3분 남짓한 제시카송 후킹파트를 15초씩 때내 안무공모전을 시작했다. 공모전을 6개월 이상 진행하며 제시카송을 꾸준히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형 대표는 “같은 음악에 락킹, 팝핀,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로 안무를 레이블링하면 집단지성으로 다양한 안무를 조합할 수 있다”면서 “홍보 영상을 기획하는 광고대행사나 기업 입장에서 외주를 주지 않고 안무공모전을 통해 바이럴한 안무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속 인플루언서는 500명에 그치지만 추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100만명까지 늘리겠다”고 부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