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상금 45조원 풀리는 토지개발시장…전문가·프롭테크 조언은?

2020년 한 해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인 45조원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토지개발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30일 고상철 인하대 정책대학원 부동산학과 초빙교수는 “3기 신도시 보상금만 30조 가량이 풀리게 되면, 현 정부 주택 규제 정책을 피하기 위해 자금이 토지나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겨갈 양상이 뚜렷하다”며 “특히 하남시 교산지구 경우,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자금이 주변 토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주변 토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건축이 가능한, 도로를 물고 있는 비도시 지역 200평 규모 토지가 소액투자에 적정하다. 추후 개발을 통해 개발이익도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토지 개발 시장은 연간 4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러나 관련 법규가 복잡해 수익성 추정이 어렵다. 동일 지역에서도 지을 수 있는 건물 면적 차이가 크다. 또한 건축 법규 변경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변경된다. 2018년에만 건축법은 7번 변경됐으며 하위법령을 포함하면 변경 횟수는 더 잦았다. 전문가들 역시 전체 법규를 추적하기 어려워 가치평가 실수가 자주 발생한다.

파편화된 시장이라 전문가 도움을 받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국내 총 16억㎡ 주거시설 면적에서 아파트가 60%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동 수로 따지면 4%에 불과하며, 나머지 96%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주택들이다. 협소주택, 꼬마빌딩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젊은 건축주가 늘고 있지만, 생산성이 낮은 토지를 매입해 피해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개별 건 수익과 수수료가 작아 전통 전문가 조언을 얻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페이스워크는 이 같은 문제에 주목한 프롭테크 업체다. 국내 최초로 AI 건축설계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토지 조건과 건축 법규 등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기반으로 최적 설계안을 탐색한다.

지난해 출시한 '랜드북 레포트'는 최적설계안과 사업수지 분석을 보고서 형식으로 제공한다. '알파고 제로'와 같은 심층강화학습을 적용해 주차와 세대, 계단실이 배치된 건축안을 3차원으로 보여준다. 사업성 검토 뿐 아니라 개발에 적합한 토지를 찾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7개 공공기관이 개발 사업의 후보지를 찾고, 사업타당성을 검토하는데 랜드북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스페이스워크는 이달 총 8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고상철 교수와 조성현 스페이스워크 대표는 오는 2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0 부동산 투자의 시작-프롭테크와 부동산 신들의 투자 이야기'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선다.

조성현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개발형 부동산 투자'를 주제로 토지 투자 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단독주택 등 매입후 새로 개발해야할 부동산에 대해서 인공지능을 통해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평가하고 개발하는 방법과, 데이터로 보는 개발시장의 흐름을 보여줄 예정이다. 최근 발생한 토지 개발 및 거래 데이터를 분석, 어떤 지역에서 활발하게 개발이 이뤄지고 차익을 많이 남겼는지 짚어본다.

고상철 교수는 2020년 토지 투자 전망과 소규모 부지 개발 비법을 알려준다. 행사지원 플랫폼 '이벤터스'에서 450명 선착순으로 접수 진행 중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