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104. 협동로봇 스타트업의 도약기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104. 협동로봇 스타트업의 도약기

인간과 협력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협동로봇 시장이 열리고 있다. 협동로봇이란 기존의 산업용 로봇과 달리 안전펜스 없이 작업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으로, 기존의 산업용 로봇을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공간 및 작업자 안전에 관한 준수 등에 따른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협동로봇을 통해 제조나 서비스는 원가를 줄이며 부가 가치를 높이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협동로봇은 안전장치가 내재화돼 있어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도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활용될 수 있다. 복잡한 인식 및 판단이 필요한 작업은 인간이 수행하고 단순한 반복 작업은 협동로봇이 수행함으로써 기존의 어려운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어서 유연성과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번 CES 2020에서도 협동로봇 회사들이 큰 관심을 끌었다. AI 기반 자율주행 물류로봇 연구개발(R&D) 스타트업 힐스엔지니어링은 물류로봇 로로봇L1을 개발해 CES 2020에 전시했다. 로로봇은 자체 4단계 물류로봇 개발 로드맵 가운데 1단계 실용화 로봇이다. 물류센터에서 집어들기 작업 효율화와 시간·비용 단축을 위해 작업 동선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소품종 다빈도 구매와 소형·경량화 상품 특성이 있는 온라인 풀필먼트센터 운영에 특화돼 있어서 복잡한 구매 특성에 따라 물류센터에서 신속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에 강인하다. 충돌회피 알고리즘이 내장된 자율주행 상품 이동 기능, 물류로봇 다중관리 기능 등이 CES 2020에서 관심을 끌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한국을 대표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 판매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HUBO Lab) 연구원들이 함께 창업한 로봇 회사다. 세계재난로봇대회인 DRC에서 팀 KAIST의 일원으로 우승을 견인하면서 국내 로봇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했고, 평창올림픽에서 성화봉송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1년 6개월 노력 끝에 휴보에서 쌓아 온 로봇 기술력을 바탕으로 협동로봇을 자체 개발했다. 감속기를 제외한 주요 핵심 로봇 부품을 자체 개발,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협동로봇 RB시리즈의 첫째 장점은 핵심 부품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가격 경쟁력이다. 둘째는 고객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RB시리즈는 고객 맞춤형 제품 라인 설계가 가능하도록 모듈형 관절로 기획돼 다양한 기반 중량과 활동 반경을 지원한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손쉽게 로봇을 운영할 수 있도록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것도 특징이다.

에일리언로봇은 메카트로닉스 전문가들이 모여 2016년에 설립한 로보틱스 스타트업으로, 로보틱스 액추에이터(로봇 전기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리테일 외식(F&B) 시장을 위한 로봇을 개발·제조하고 있다. 현재 서울 6개 매장에서 말차를 만드는 로봇과 커피바리스타로봇을 상용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 열린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진행된 스마트시티페어에서 당시 각국 장관들에게 로봇바리스타가 만든 커피를 제공,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상생활 공간의 하나가 된 카페에서 인간과의 협업이 가능한 협동로봇 서비스에 도전한 것이 특징으로, 커피 전문점 숫자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말차 로봇은 직원이 물과 말차를 넣은 다기를 제작대 위에 올려놓으면 차선(말차를 섞을 때 쓰는 도구)이 부착된 로봇 팔이 움직여서 말차가루를 풀어 젓고, 차선을 빠르게 흔드는 격불을 한다. 이는 전통 다도 체험에서 볼 수 있는 동작을 재연한 것으로, 세밀하면서도 풍성한 거품을 만들어 내는 최적화된 동작을 통해 맛있는 말차를 완성한다.

커피 에일리언로봇은 핸드드립 커피와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낸다. 분쇄된 원두를 담은 컵을 들어 드리퍼에 붓고, 주전자를 들어 물을 따르고, 완성된 드립 커피 잔을 옮기는 동작을 한다. 인간은 드리퍼와 커피잔을 세팅하고 로봇이 나머지 일을 담당하는 협동로봇이 일하는 정석을 보여 준다.

바리스타가 드립 커피 1잔을 만들 때 10분 이상이 걸리지만 로봇이 3잔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8분에 불과하다. 또 바리스타가 원하는 작동 방식을 소프트웨어(SW)에 입력하면 로봇이 그대로 따른다. 이 때문에 로봇을 설치한 매장마다 특유의 맛을 살릴 수도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