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역학조사 시작은 '증상발생 시점'"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팀장
확진자 발생하면 즉각 현장으로
지자체·보건소와 정보상황 공유
CCTV·카드내역으로 동선 검증

"감염병 역학조사 시작은 '증상발생 시점'"

“당신을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호를 위해 감시하고, 통제가 아니라 보호를 위해 격리합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2팀장은 감염병 환자를 접할 때 강조하는 것을 '보호'라며 이처럼 말했다. 감염병 환자가 범죄자가 아니며 이들을 통해 얻는 정보가 방역망을 만드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 발생 원인과 특성을 파악한다. 역학조사로 전염병 확산을 막는 방역대책을 세운다. 감병원 환자를 가장 밀접하게 관리해 2차 감염, 지역사회 전파를 최소화한다.

역학조사팀은 확진자 발생 후 24시간 긴장이 계속된다. 신종 코로나(공식명칭: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분류, 환자 발생 시 즉각 팀을 꾸려 현장으로 향해야 한다.

확진자 발생 시 기초 역학조사자는 상황을 분석하고 출동팀에 사전 브리핑한다. 지자체, 보건소, 시청 등과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 후 이동한다. 이동 중에도 지속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현장출동 후 상황대책회의, 업무분장, 환자 동선파악, 데이터관리, 대응체계 구축을 마련한다.

박 팀장은 “전염병 추가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기적인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상황발생 시 24시간 현장 대응에 집중하고 초기 방역망 설치, 관리체계 마련 후 복귀해 조사평가, 향후 계획 수립 등 사후 업무를 지속한다”고 말했다.

역학조사 시작은 '증상발생 시점'이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증이 증상 발생 후 비말로 전파 감염됨에 따라 증상 시점은 접촉자, 동선 확인의 중요 요소다.

확진자 동선과 접촉자 파악의 가장 중요한 것은 '진술'이다. 오한, 발열 등 증상이 언제 부터 느껴졌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물론 환자 증상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약국, 의료기간 방문기록 있다면 증상전조로 판단, 확인 범위를 넓힌다.

박 팀장은 “코로나19는 본인이 느끼는 발열, 잔기침 등 주관적인 발현 증상이 나타났을 때부터 감염이 시작되기 때문에 환자 진술에 기초하지만 이는 전부가 아니다”면서 “의무기록, 약국방문 기록 등이 환자 진술과 일치 하는지 확인 후 합리적인 판단으로 조사에 감염 시점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확진환자 접촉자 관리는 CCTV, 카드·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을 바탕으로 검증한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사태 이후 확진자 카드, 휴대전화 추적 등을 시작했고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 CCTV를 바탕으로 2미터(M)내 접촉자가 있는지 확인 후 카드 사용, 휴대전화 내역으로 추가 검증한다. 물론 개선해야 할 요소도 많다. 여전히 CCTV는 직접 화면을 돌려 비슷한 인상착의를 확인한다. 카드 사용내역도 가족 등 교차 사용 가능성 있다. 외국인 입국자는 휴대폰 위치추적이 어렵다.

박 팀장은 “확진자 개인이 기억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완을 위해 카드, 휴대전화 위치 등을 확인한다”면서 “위치추적, 카드사용내역 확인 등은 해외서도 우리나라처럼 하는 곳은 없을 정도로 접촉자 추적관리는 우리가 상당히 앞서있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