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적자' 日 키옥시아…삼성과 격차 더 커질 듯

'1년 내내 적자' 日 키옥시아…삼성과 격차 더 커질 듯

일본 메모리반도체 업체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가 지난 1년 4분기 내내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메모리 불황기를 겪는 중 주요 낸드플래시 생산 설비 정전, 올해 1월 초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 등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장비 업계 일부에서는 키옥시아와 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키옥시아는 최근 4분기(회사 회계기준 3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4분기 약 22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키옥시아 지난해 3,4분기 실적 추이.<자료=키옥시아>
키옥시아 지난해 3,4분기 실적 추이.<자료=키옥시아>

키옥시아 적자는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분기 3084억원 영업손실로 출발한 키옥시아는 2분기 1조500억원, 3분기 7087억원 등 분기마다 큰 손실을 봤다.

키옥시아 실적 부진은 지난 한 해 꽁꽁 얼어붙은 메모리 시장 수요 감소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지난 6월 중순 키옥시아 주요 낸드플래시 공장인 요카이치 팹 정전 사태가 일어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정전 사고로만 약 16엑사바이트 용량 낸드플래시 생산에 문제가 생겼고, 2분기 정전사고 복구 금액으로만 3700억원을 썼다.

지난해 3분기까지 10억원을 복구 금액으로 지출하면서 정전 문제는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해 1월 새해가 밝자마자 팹 일부에서 화재 사고가 나며 원조 낸드플래시 업체의 자존심을 구겼다. 화재 사고 이후 글로벌 메모리 가격이 소폭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키옥시아는 올해 메모리 평균단가(ASP)와 빗그로스(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했을 때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이 지속 오르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회사는 지난해 출시한 512GB 차량용 메모리카드, 새로운 3D 플래시 구조 '트윈 BiCS 플래시', 5세대 3D 낸드 'BiCS 플래시' 등으로 올해 늘어나는 낸드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키옥시아 측은 “대외 불확실성이 잔존하지만 데이터 센터 수요 회복과 5G 네트워크 발전으로 수요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과 매출. <자료: 트렌드포스>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과 매출. <자료: 트렌드포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업계 1위 삼성전자와 키옥시아 간 기술 격차가 이미 크게 벌어져서 키옥시아의 눈에 띄는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약 18%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 업체지만, 최근 중위권 사수에 고전하며 삼성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144단 낸드플래시로 관련 시장 확대를 노리는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인텔의 압박이 만만찮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도시바 등 중위권 업체보다 인텔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더 견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삼성전자와 2위 아래 업체들 간 낸드 사업 격차가 얼마나 벌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